K컬처에 대한 글로벌 인기가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이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상반기 관람객 수가 270만8892명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164만9514명)보다 64.2% 늘어난 수치다. 박물관 측은 “2005년 용산 이전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람객 증가세가 눈에 띈다. 올해 외국인 관람객 수는 9만7985명으로, 지난해 상반기(9만4951명)의 역대 최다 기록을 뛰어넘었다. 박물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줄었던 외국인 관람객 수가 2023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한류 콘텐츠의 인기가 전통문화로 확장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RM이 조선 전기 미술을 조명한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을 관람한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이후 해외 팬들의 방문이 증가했다고 박물관은 전했다.
문화상품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박물관 문화상품 ‘뮷즈’(뮤지엄+굿즈) 매출액은 약 11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4% 증가했다.
K팝 아이돌이 주인공인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나 엠넷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한국팀 ‘범접’ 공연처럼 전통문화 요소를 녹여낸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관심을 끈 것이 영향을 미쳤다.
재단 관계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공개 이후 뮷즈 온라인숍에 일평균 방문자 수가 26만명에 달한다. 과거 한 달 방문 인원이 하루에 몰리고 있는 셈”이라며 “까치 호랑이 배지, 흑립 갓끈 볼펜 등은 입고되는 즉시 품절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