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생애를 그린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감독 장성호)가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전국 목회자 시사회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민일보는 지난달 23일부터 3일까지 서울 대전 대구 부산 포항 광주 등 7개 도시에서 목회자 시사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지역교회 목회자와 부교역자뿐 아니라 셀 리더 등 성도 2000여명도 참석했다.
북미에서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한국 영화인 만큼 국내 개봉을 기다려 온 관객들은 관람 후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웅천 대전 둔산성광교회 목사는 “영화 ‘기생충’ 성적을 뛰어넘었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이토록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감동까지 줄 줄은 몰랐다. 종교를 뛰어넘어 울림을 주는 작품”이라고 격찬했다.
각 지역 시사회 현장에선 크리스천 연예인이자 이번 작품(더빙판)에서 베드로 역을 맡은 배우 양동근이 직접 관객들과 소통했다.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첫 시사회 직후에는 작품을 만든 장성호 감독과 수도권 내 주요 교회 목회자가 함께하는 ‘무비 토크’가 열리기도 했다. 박종화(경동교회 원로) 김병삼(만나교회) 소강석(새에덴교회) 송태근(삼일교회) 목사가 참석해 신학적 메시지와 완성도, 복음적 활용 가능성 등 다채로운 주제로 대화했다.
장 감독은 “2000년 전 메시지가 오늘날에도 살아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성경을 잘 모르는 관객에게도 예수님을 전할 수 있길 소망한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박 목사는 “마치 성지순례를 다녀온 듯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강요하지 않고 예수님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며 “K컬처를 넘어 K애니메이션으로서 선교의 지평을 연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송 목사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투자가 막혀 제작 중단 위기를 겪던 상황을 떠올리며 “제작비도 없는 상황에서 ‘이건 됩니다’라는 믿음으로 전진하려던 장 감독의 고백이 인상 깊었다”며 “픽션이 가미된 애니메이션임에도 신학적 메시지를 소름 돋게 담아냈다”고 호평했다.
킹 오브 킹스는 지난 4월 북미 지역에서 개봉한 직후 ‘신학적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도 예수 이야기를 깊이 있게 풀어낸 한국형 애니메이션’으로 평가받았다. 김 목사는 “기독교 영화를 보면서 늘 아쉬웠던 건 ‘디테일’이었는데 성경 이야기를 이처럼 높은 완성도와 표현력으로 전달한 영화는 처음”이라며 “목회자로서 젊은세대에 복음을 어떻게 설명할지 늘 고민해 왔는데 이 작품은 비기독교인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겠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소 목사도 “팩트풀니스(사실 충실성)와 바이블풀니스(성경 충실성)를 동시에 갖춘 작품”이라며 “예수님을 믿지 않는 이들도 이 영화를 통해 기독교에 대한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기독교인 관객을 위해 가장 고민했던 것을 묻는 말에 장 감독은 “내가 체험한 예수님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온전한 사랑’이었고 어떻게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셨을까를 핵심 메시지로 담는 데 주력했다”고 답했다. 비하인드 스토리도 소개했다.
“투자 제안용 영상을 제작할 때 베드로가 물 위를 걷는 장면을 가장 먼저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베드로가 예수님을 먼저 부르고 예수님이 응답하는 모습이었는데 송 목사님께서 제안해 주셨지요.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먼저 발견하고 부르는 것이 성경적 의미를 응축하는 것일 거라고요. 기독교적 메타포를 깊게 고민하는 계기가 됐습니다.”(장 감독)
작품은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미완성 유작 ‘우리 주님의 생애’를 디킨스와 아들 월터가 시간여행을 하며 직접 체험하는 구성을 택했다. 박 목사는 “관객이 월터가 되어 공감하며 성경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선교, 수련회 등 여름사역 준비를 앞둔 한국교회가 이 작품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소 목사는 “시사회를 넘어 캠페인 형태로 많은 교회가 관람하면 의미 있고 뜻깊을 것”이라고 했다. 킹 오브 킹스는 오는 1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장 감독과 목회자들의 무비 토크는 향후 더미션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