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4)
고등학교 졸업 후 소명을 따라 19세에 신학의 길로 들어섰다. 어린 나이에 주님께 부르심을 받았지만 이 길이 내 길이요, 사명이라고 믿었다. 신학도로 살며 가난과 눈물,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힘든 상황에서 믿고 의지한 말씀은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이었다. 서른 살에 목사 안수를 받고 미국 유학을 떠났을 때도 어려움이 컸다. 박사 과정 중 아르바이트를 하며 붙들고 간 말씀도 같은 본문이었다. ‘하나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이 내 사명이라 믿고 그 길에 순종했다.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귀국해 대학교수를 하며 학생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 힘썼다. 사역자를 세워 이들이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하도록 이끄는 일이었다. 때로는 돌부리를 만나 넘어지기도 하고 여러 실패도 경험했다. 사방에서 욱여쌈을 당하기도 했고, 답답한 일도 수없이 경험했다. 어려움과 고난에도 무너지지 않은 건 내게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 은혜의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소수민족 지도자를 위한 전도학 인텐시브 강의’가 있어 한 주간 베트남에 다녀왔다. 60여명의 소수민족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에게 강의하면서 기쁨이 가득했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때문에 사역하는 게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주 예수께 받은 사명을 위해 땀과 눈물, 헌신을 다 바쳤다. 베트남 다낭에서 선배 선교사의 사역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베트남 복음화를 위해 수십 번 금식하며 기도하는 분이다. 60대 중반의 나이에도 8월 한 달 동안 호찌민에서 다낭까지 그 땅을 위해서 기도하며 걷는다고 했다. 참으로 생명을 걸고 그 길을 걷는 것이다.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그렇다. 예수님이 이 길을 걸었고, 사도 바울도 그렇게 살았다. 지금도 미전도 종족을 향한 주님의 부름 앞에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않고 사역하는 선교사가 적잖다. 이 길이 또한 내가 가야 할 길이다. 나의 생명 다하기까지 ‘주 예수께 받은 복음’을 열방과 이웃에게 흘려보내기 위해 사는 삶이다.
<약력> △미국 유나이티드신학교(UTS) 한국어 프로그램 디렉터 및 선교학 교수 △다음시대연구소 대표 △한국선교신학회 회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