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이주민 수가 265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5%를 차지하는 가운데 이주민 선교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식과 실천 사이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목회자와 성도 모두 이주민 선교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실제 사역 중인 교회는 6곳 중 1곳에 불과했다. 해외 선교사들은 귀국 후 이주민 선교에 나설 의향이 높았으며 전문 사역자 양성과 인식 개선이 향후 과제로 제시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대표 지용근)가 2일 발표한 ‘한국교회 선교 실태’에 따르면 이주민 선교가 필요한지를 묻는 말에 성도 87%와 목회자 99%가 ‘필요하다’고 각각 답변했다. 그러나 이주민 선교를 실제 하는 교회는 1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인식 수준과 비교하면 사역 현장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셈이다. 이번 조사는 성도 1000명, 담임목사 500명, 선교사 600명이 참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실제 목회 일선에서는 이주민 사역이 교회의 선교 훈련에서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3년 내 선교 교육 또는 훈련을 진행한 교회 목회자에게 향후 보완이 필요한 훈련 내용을 물은 결과 이주민 대상 선교(49%)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지역사회 개발(20%) 비즈니스 선교(17%) 기후 및 환경(11%) 등이 뒤따랐다.
이주민 사역을 위한 준비 과제로는 목회자의 36%가 이주민 전문 사역자 양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이주민에 대한 배타성 해소(25%) 이주민 특성에 대한 이해(22%) 순이었다. 성도들은 언어별 예배 및 교제 공간·시간 제공(37%) 이주 초기 정착 지원(23%) 한국 문화 체험 및 교육 제공(18%) 등이라고 답변했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해외 파송 선교사들이 국내 이주민 선교의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선교사들은 각 나라의 문화와 언어, 정서를 이해하는 복음 사역자들이기에 이주민 사역에서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선교사의 82%도 “한국 귀국 후 이주민 선교로 전환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김진양 목데연 부대표는 “세계 선교의 흐름 가운데 어느 나라든 이주민이 늘어나면서 이주민 선교의 관심이 매우 높아지는 추세”라면서 “낯선 나라로 와서 힘든 생활을 하는 이주민에게 선교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외 선교사들이 이주민 사역의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이주민이 고국으로 돌아가서 선교사가 된다면 우리가 먼 나라까지 가서 선교해야 하는 필요성이 점점 줄어들게 되고 각 나라에서 자생적인 선교가 활발하게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