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김건희 특검’…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수사도 ‘속도’

입력 2025-07-02 02:05
가구와 집기들이 1일 김건희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으로 옮겨지고 있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포함한 16개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2일 시작한다. 이한형 기자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기관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 조사에 속도를 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2일 현판식을 갖고 이를 포함해 16개 수사 대상 의혹에 대한 동시다발적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형근 특검보는 1일 “대상 사건이 많기 때문에 특정 한두 개 사건에 집중해서 수사한다기보다는 팀별로 균형 있게 여러 사건을 동시에 진행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균형 있게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범위가 방대하므로 특정 수사에만 집중하지 않고 속도를 맞추겠다는 의미다.

과거 수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사건으로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 꼽힌다. 사건을 조사해 온 금감원은 지난 4월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등 오너일가만 고발했다. 김건희 여사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검은 지난 27일 검찰로부터 이 사건 기록을 넘겨받았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채해병 수사 외압 사건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수사 외압을 사주한 것으로 의심받던 인물들이 속한 ‘멋쟁해병’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이 전 대표가 2023년 5월 14일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틀 뒤인 5월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우크라이나 영부인 젤렌스키 여사를 접견했다. 그다음 날인 17일 정부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의 재건 지원을 약속했다.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같은 달 22일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했다. 공교롭게 이날 삼부토건도 포럼에 참석해 재건사업 관련 포괄적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3년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재건 사업을 논의하자 그해 5월 1000원대이던 삼부토건 주가는 7월 5500원까지 급등했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전현직 사주 등이 수백억원 부당이익을 취득한 과정과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개입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미공개 정보가 유출된 정황이 있는지 이 과정에 윤 전 대통령 부부 등이 개입했는지 수사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수사가 미진했던 양평고속도로 의혹 수사도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이다. 2019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발표 때부터 유지돼 오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양서면 종점 노선을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소재한 강상면 종점 노선으로 변경해 특혜를 줬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 특검이 가장 속도를 낼 수 있는 사건으로 꼽힌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담은 녹음파일 수백 개가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연루된 각종 의혹뿐 아니라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도 규명할 방침이다.

박재현 차민주 박성영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