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일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의 2차 소환에 불응했다.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에 오는 5일 출석을 통보하면서 “이번 출석 통지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5일에는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특검의 2차 소환일인 이날 오전 9시 서울고검 1층 현관에 나타나지 않았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2시간 뒤쯤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전 대통령이 특검 출석에 불응했다”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5일 (오전) 9시까지 출석해 달라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일은 저희의 마지막 출석 통지”라고 강조했다. 또 불출석하면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다.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은 출석 일정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특검은 지난 28일 윤 전 대통령을 1차 소환하고 나서 이틀 뒤인 30일 오전 9시 2차 소환을 통지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3일 예정된 재판과 건강상 이유 등으로 기일 변경을 요청했다. 특검이 이를 일부 받아들여 이날 출석을 재통지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결국 불응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차 5일 이후 출석하게 해 달라며 의견서를 제출했다. 특검은 이를 수용해 5일 오전 9시로 소환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에서 또 다시 한 시간 늦춘 오전 10시 출석을 추가 요청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특검이 조사할 분량이 방대하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5일에도 불출석할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하며 강제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요건이 다 갖춰진 이상 법원에서도 (체포영장을) 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5일 출석을 전제하면서도 특검의 ‘출석 불응’ 언급에 반발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대리인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통상 조사 일정은 협의해 정하는 것인데 지금은 특검이 일방적으로 하달하는 방식”이라며 “불응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서는 유정화 변호사 등이 조사에 입회할 예정이다.
특검은 무인기 평양 침투 의혹을 포함한 윤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검은 이날 국방과학연구소 항공기술연구원 정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씨는 국방과학연구소가 드론작전사령부에 무인기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실무를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자창 양한주 차민주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