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6월 일평균 기온 최고 기록이 경신될 정도다. 전국 97개 기후 관측지점 중 59곳에서 새로운 기록이 세워진 것이다. 그저께 서울에서는 첫 열대야가 관측되기도 했다. 올여름은 예년보다 더 무더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폭염에 대한 대비를 더욱 꼼꼼히 해야겠다.
더위가 더 빨리 찾아온 만큼, 온열질환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청 감시체계에 따르면 온열질환자는 지난달 30일 현재 454명으로, 이 가운데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같은 기간 환자 수가 지난해(381명)보다 더 일찍 400명을 넘어섰다. 전체 환자의 29.6%는 65세 이상의 노인이었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온열질환자 3704명, 사망자 34명)를 넘어 역대 최다였던 2018년(4511명, 48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청이 예년보다 5일 먼저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이에 대비하고 있는데도 이 정도다.
폭염 속에서 가장 고통을 받는 이들은 언제나 사회적 약자들이다. 온열질환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노년층, 쪽방촌 주민, 장애인, 단순 노무 종사자 등이다. 이들에게 여름은 생존의 문제로 다가온다. 실제로 매년 온열질환자 및 사망자 중 상당수가 이들 취약계층에서 발생하고 있다.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얘기다. 폭염으로부터 소외된 이웃을 보호하고, 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 작은 관심과 노력이 폭염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폭염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기후 변화의 가속화로 인해 무더위는 더욱 빈번하고 강력해질 것이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국가적 기후 대응 체계도 재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