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학원 사포터우사막실험기지
사막 철도 모래바람 막는 데 성공
이후 밀짚방격 신기술 개발 이어져
설치 쉽고 조림 성공률 높아 각광
사막 면적 10년간 27.2%→26.8%
사막 철도 모래바람 막는 데 성공
이후 밀짚방격 신기술 개발 이어져
설치 쉽고 조림 성공률 높아 각광
사막 면적 10년간 27.2%→26.8%
중국 텅거리 사막의 남단과 황허강이 만나는 닝샤회이주자치구 중웨이시 사포터우 지구의 모래언덕 위. 최근 찾은 이곳에서 작업자들이 바짝 마른 밀짚을 가로세로 1m 정사각형 모양으로 가지런히 눕혔다. 삽과 비슷한 전용 도구로 밀짚의 중간 부분을 눌러 땅속에 깊숙이 박아서 20~30㎝ 높이의 사각형 밀짚 방풍벽을 완성했다. 그 한가운데에 사막에서도 잘 자라는 골담초와 갈매나무 같은 묘목을 전용 도구로 깊숙이 눌러 심었다. 이 도구를 사용하면 삽으로 구덩이를 파서 묘목을 심는 것과 달리 땅속 수분 증발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 연평균 강수량이 200~500㎖인 이곳 사막 지표면 30㎝ 아래에는 수분이 남아 있다.
밀짚들이 모래바람을 막아주는 동안 식물이 뿌리를 내리면 바람 따라 움직이는 ‘유동사구’(모래언덕)가 고정돼 사막화가 멈춘다. 밀짚 방풍벽을 바둑판처럼 연결해 묘목을 심는 ‘밀짚방격’ 기술과 전용 도구를 처음 고안해낸 탕시밍 중웨이국유림종합농장 수석엔지니어는 “1세대 기술은 수명이 3년에 불과했는데, 설치 방법을 혁신하고 전용 도구를 새로 발명해 수명을 반영구적으로 늘렸다”면서 “식물 생존율도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1세대 밀짚격자 기술은 1960년대 중국과학원 사포터우사막연구실험기지에서 탄생했다. 사포터우 지구에 실험기지가 설립된 것은 1955년, 첫 임무는 내몽골자치구 바우터우시와 간쑤성 란저우를 연결하는 바오란 철도를 사막의 모래바람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었다. 총 길이 990㎞의 바오란 철도는 1954년 착공해 1958년 8월 개통한 중국 최초의 사막 철도다. 중웨이에서 간탕까지 42㎞ 구간에서 텅거리사막을 통과한다. 모래바람 때문에 개통 초기에는 1년에 11차례 철도가 폐쇄된 적도 있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다양한 폭과 높이, 방법 등을 실험해 가로세로 1m 정사각형에 높이 10~20㎝ 밀짚격자가 가장 효과적임을 발견했다. 이를 포함해 5단계 모래방지시스템을 철도 양쪽에 설치함으로써 모래 관리에 성공했다. 이곳에선 혁신적인 2세대 밀짚방격에 이어 로프 형태의 밀짚방격 등 신기술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사포터우사막연구실험기지 관계자는 “모래 고정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조림 방법, 식물의 선택, 조림 밀도 등을 계속 연구 중”이라며 “기후에 따른 강수량과 지하수위를 모니터링해 최적의 물 공급 방안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1980년대 일부 해외 전문가들은 바오란 철도 양쪽의 모래 관리·보호 시스템이 30년도 버티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껏 잘 작동하고 있다. 중웨이시도 도심이 사막과 4~5㎞ 거리에 있어 사막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됐지만 위기를 극복했다. 중웨이시는 현재 153㎞ 길이의 방풍·방사 지역을 조성해 텅거리 사막을 둘러싸고 1만3900㏊의 사막화된 토지를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사막 관광, 저탄소 산업 등 7개 시범 구역을 조성해 지역 산업 발전도 모색할 계획이다.
밀짚방격은 재료비가 적게 들고 설치가 쉬운 데다 조림 성공률도 높아 해외에서도 각광을 받았다. 중웨이시 관계자는 “사막화 위기에 처한 국가 중에 산유국처럼 사막의 모래 아래 대형수로를 설치해 조림이나 농업을 할 수 있는 부자 나라는 많지 않다”면서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등의 개발도상국들엔 밀짚방격 기술이 눈높이에 맞아서 견학 오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중국은 1994년 유엔사막화방지협약에 서명했고 유엔개발기구(UNDP) 등은 중국의 사막화 방지 기술을 해외에 보급하는 데 앞장섰다.
사포터우 사막화방지 모델의 성공은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생태복원사업으로 불리는 중국 ‘녹색만리장성’ 프로젝트에도 큰 힘이 됐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사막을 보유한 중국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추가 사막화 위기에 직면했다. 1960년대 초부터 1970년대 말까지 20년간 669만㏊의 토지가 사막화됐고 1300만㏊ 이상의 농지가 모래바람 피해를 입었다. 1000만㏊ 이상의 목초지가 사막화·염분화로 황폐화됐다. 중국 전체 국토 면적의 27%를 차지하는 사막의 확장을 막지 못하면 14억 인구의 생존이 달린 농경지와 주거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1978년 삼북방호림공정을 1980년부터 70년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의 8대 사막이 있는 서북, 화북, 동북 등 삼북 지역의 13개 성·시 725개현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인공조림사업이다. 중국의 사막 전체를 녹색만리장성으로 둘러쌈으로써 사막화를 저지하는 게 목표다.
삼북공정은 그동안 8500만㏊의 황폐화된 초원을 복원하고 3000만㏊의 농경지를 보호했다. 대상 지역의 삼림 면적 비율은 1977년 5.05%에서 13.84%까지 높아졌다. 목표 연도인 2050년이 되면 길이 4828㎞, 최대 너비 1448㎞의 녹색 장벽이 완성돼 사막을 둘러싸게 된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타클라마칸 사막을 둘러싼 3000㎞ 길이의 녹색 장벽을 먼저 완공했다고 발표했다. 국가적 명운을 건 집중적인 투자로 사막이 중국 전체 국토에서 차지하는 면적의 비중은 지난 10년간 27.2%에서 26.8%로 줄었다.
중웨이=글·사진 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