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詩로 쓰는 성경 인물] <47> 보아스

입력 2025-07-01 03:09

보리와 밀을 추수하던 황금빛 들녘에서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때까지
이삭을 줍던 당신
모압 여인이 시어머니 나오미를 따라
낯선 베들레헴에까지 왔을 때
얼마나 쓸쓸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갔을까
아, 여호와의 날개 아래로 피신한
비에 젖은 비둘기여, 상처 입은 들꽃이여
나의 옷자락으로 당신을 덮을 때
그대는 더 이상 하녀가 아니라
나의 신부요 꽃이요 별이 되리니
룻과 보아스,
베들레헴의 황금 들녘을 스쳐 지나간 바람처럼
이생의 한순간에 머물다 사라져갔지만
그 이름, 구속사의 서판에 영원토록 새겨진
불멸의 사랑 소네트.

소강석 시인, 새에덴교회 목사

보아스는 따뜻한 도움과 넉넉한 구원의 대명사다. 그는 룻을 아내로 삼고 오벳을 낳았으며 다윗의 증조부가 된다. 그는 베들레헴의 부유한 지주였으며 보아스라는 이름은 '재빠름' '힘' '강함' 등의 의미로 사용됐다. 문제는 힘이 있고 부자라고 해서 모두 다른 사람을 돕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보아스는 그가 가진 올곧은 품성으로 인하여 룻을 얻고 여호와에게서 오는 큰 복을 받아 누렸다. 시인은 보아스가 룻을 보고 '여호와의 날개 아래로 피신한 비에 젖은 비둘기'요, '상처 입은 들꽃'이라 발화했다고 표현한다. '여호와의 날개'라는 시각이 있었기에 보아스는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룻을 '나의 신부요 꽃이요 별'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사랑은 '구속사의 서판'에 영원히 새겨졌다고 했다. 여호와의 품 안에서 결실한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다.

-해설 :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