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보고 눈물 흘린 이 대통령 “문화강국 초입 서 있는 것 같다”

입력 2025-06-30 18:56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김원석 감독 등 문화예술계 수상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토니상 6관왕에 오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만났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만든 김원석 감독 등을 향해 “드라마를 산업으로 키우면 대한민국을 세계에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문화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밭 ‘파인그라스’에서 박 작가, 김 감독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초청해 문화콘텐츠산업 발전 방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간담회에는 중단편 영화 ‘첫여름’으로 칸국제영화제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1등상을 수상한 허가영 감독, 성악가 조수미, 발레리노 박윤재 등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폭싹 속았수다’를 시청하며 눈물을 흘린 일화를 공개한 적이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드라마 소재로 등장하는) 고부갈등과 남존여비의 가부장적 문화 등에 대해 우리는 공감하지만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남미나 유럽에서도 호평받는 등 엄청난 공감을 받았다”면서 “결국 섬세한 표현력 때문 아니겠느냐. 이런 게 우리의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드라마를 보며 운 이유가 당연히 갱년기여서 그런 것인가 했는데, 그게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함께 간담회에 나온 이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는 “드라마 주인공 모습이 하늘나라에 가신 시누이(이 대통령 누이)를 연상시킨 것 아닌가. 그래서 눈물샘을 자극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좋아하는 김구 선생님이 ‘무력은 우리를 지키는 힘 정도면 충분하고, 경제적 부는 우리가 잘 먹고 잘사는 것 정도면 충분하다. 그러나 문화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일으킨다. 강한 문화력을 갖는 것이 소망’이라고 얘기했다”며 “우리가 김구 선생님이 말한 문화강국의 초입에 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걸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데 인선이 쉽지 않다. 여러분도 고민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대규모 드라마 세트장에 대한 구상을 밝혔는데, 이에 김 감독은 전문 세트장이 부족한 현실을 토로하며 중국의 ‘와이탄 세트장’ 같은 대규모 촬영장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도입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승욱 이동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