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언론이 전직 미국 고위 관료들이 주장한 ‘시진핑 실각설’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군부 고위 인사들의 숙청을 주된 근거로 하는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실각설은 그동안 해외에 체류 중인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중심으로 유포됐다.
30일 대만 자유시보 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1기 때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이 최근 엑스에 중국공산당의 권력 교체가 진행 중이라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플린은 미 육군 중장 출신으로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역임했으며 최근 극우 반중 성향을 보여 왔다.
자유시보는 실각설의 근거로 인민해방군 고위 간부들의 숙청을 들었다. 시 주석이 측근인 허웨이둥과 먀오화를 각각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위원으로 임명해 장여우샤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그 측근들을 숙청하려 했지만 장여우샤 측의 반격으로 실패했다는 주장이다. 먀오화는 중앙군사위에서 해임됐고 허웨이둥은 부패 혐의로 조사받는 것으로 알려진 후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다. 시 주석은 중앙군사위 주석을 유지하고 있지만 명목상 주석일 뿐이고 실제 군권은 장여우샤가 완전히 장악했다는 주장이다.
자유시보는 플린이 올린 사진을 근거로 중국 권력서열 6위인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 천지닝 상하이 당서기, 장여우샤 3인을 차기 권력투쟁의 핵심으로 봤다. 시 주석이 반대파와 협상해 본인이 물러나는 조건으로 측근인 딩쉐샹은 총서기, 후진타오 전 주석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천지닝은 총리, 군권을 장악한 장여우샤가 중앙군사위 주석을 맡아 집단지도체제를 복원하는 데 합의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자유시보는 보도했다.
반면 후진타오와 원자바오 전 총리, 장여우샤 등이 딩쉐샹의 총서기 취임에 반대하면서 왕양 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후춘화 정협 부주석을 지지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베이징대외경제무역대 교수를 지낸 그레고리 슬레이튼도 지난 28일 뉴욕포스트 기고에서 후진타오 등 중국공산당 원로들이 막후에서 권력을 장악했다며 시 주석의 사임이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슬레이튼은 산시성 푸핑현에 있는 시 주석의 아버지 시중쉰을 기리는 시중쉰기념관이 지난 5월 개관하면서 ‘관중혁명기념관’으로 이름을 바꾼 점,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공산당 고위 간부들이 외국 고위 인사들을 접견할 때 시 주석이 자취를 감춘 점,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이 기간에 시 주석 관련 뉴스를 게재하지 않은 점 등을 이상 징후로 들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