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완도 당찬 섬 소녀들, LPGA 첫 승 합작했다

입력 2025-07-01 01:02
임진희(왼쪽)와 이소미가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의 미들랜드CC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다우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이들은 투어에서 유일하게 2인 1조 경기로 치러지는 대회에 출전해 한국 선수 최초의 우승을 합작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년 차인 임진희(27·신한금융그룹)와 이소미(26)가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임진희·이소미 조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의 미들랜드CC(파70·6287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유일의 팀 대항전 다우 챔피언십(총상금 330만달러)에서 연장 승부 끝에 승리했다.

마지막 날 포볼 방식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임진희·이소미 조는 버디 8개를 잡아 8언더파 62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0타를 기록한 이들은 미국의 렉시 톰슨·메건 캉 조와 공동 선두로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 홀(파3)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티샷은 이소미와 톰슨이 각각 했다. 이소미의 티샷은 홀과 3m, 톰슨은 2m 떨어진 지점에 떨어져 톰슨·캉 조에 다소 유리한 국면이 형성됐다. 하지만 먼저 퍼트한 임진희의 버디 퍼트가 홀속으로 사라진 반면 캉의 버디 퍼트는 홀 왼쪽으로 지나가 임진희·이소미의 우승이 확정됐다. 둘은 서로를 포옹하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날려 버렸다.

임진희와 이소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각각 6승, 5승을 거두고 퀄리파잉 시리즈를 거쳐 지난해 LPGA투어에 진출했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이번 대회에 ‘BTI’라는 이름으로 출전했다. 제주도 출신인 임진희와 완도 출신 이소미가 모두 섬에서 왔다는 의미인 ‘본투비 아일랜드’(Born to be Island)의 약자라고 한다.

임진희는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혼자였다면 우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소미에게 우승의 공을 돌렸다. 이소미도 “루키 시즌을 함께 힘들게 보낸 친구와 짝을 이뤄 생애 첫 승을 거둬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올 시즌 LPGA투어 코리안 시스터즈는 김아림(2월), 김효주(3월), 유해란(5월)에 이어 시즌 4승째를 거뒀다. 대회 우승 상금은 80만5381달러(약 10억9000만원)로, 두 선수가 나눠 갖는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