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간 이 대통령은 격의 없는 소통을 선보였다. 지난 10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 직원이 “질문을 하려니 너무 긴장된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편하게 하라. 형이라고 생각하고”라고 답했다. 주변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나왔고, 질문자의 경색됐던 표정도 금세 풀렸다. 그는 불공정 거래 발생 시 유관 기관과 신속히 협력할 수 있는 인력과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대화 과정에선 작은 수첩에 일일이 메모하며 질문을 되묻거나 단도직입적인 대화를 이끌었다. 지난 25일 광주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선 수첩 하나 들고 2시간 동안 미팅을 진행했다. 지역 애로사항을 말한 시민과 지자체장에겐 “그건 많이 속상하셨겠다”거나 “약속된 (정부) 지원은 믿을 수 있는 거냐”고 되물었다. 인공지능(AI) 산업 유치를 위한 지원 요청엔 “추상적인 얘기는 하지 말고, 그래서 구체적으로 뭐가 필요한지 말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20일 AI 관련 행사에 함께 참석한 의원들에게는 “한 말씀씩 하시라. 우리 정치인들 말 못 하면 죽는다”고 권유해 현장에 큰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 취임 후 공개 발언은 사전 각본이나 참모 조언보다는 대통령 본인이 마이크를 들고 편안하게 대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비공개 회담에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자율 토론을 유도했다. SNS도 자주 활용했고, 예고 없이 전통시장을 찾는 등 직접 시민 접촉도 늘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0일 “대통령의 현장 중심 소통으로 다양한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