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이 5개월 만에 뚝딱, AI 애니메이션 ‘캣 비기’ 공개

입력 2025-07-01 01:05
백현정 CJ ENM AI사업추진팀장이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열린 ‘CJ ENM 컬처 톡 2025’ 행사에서 AI 콘텐츠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CJ ENM 제공

CJ ENM이 AI 기술로 제작한 신규 애니메이션 ‘캣 비기’를 공개하고, 콘텐츠 제작부터 지식재산권(IP) 확보, 사업 전략까지 포괄하는 ‘AI 스튜디오’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CJ ENM(대표 윤상현)은 30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컬처 톡’ 행사를 열고 AI 기술로 만든 애니메이션 ‘캣 비기’를 처음 선보였다. ‘캣 비기’는 길고양이가 병아리를 만나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논버벌(비언어) 숏폼 애니메이션으로, 2분 분량의 영상 30편으로 구성됐다.

캐릭터 디자인을 제외하고 전부 CJ ENM이 자체 개발한 AI 기술로 제작됐다. 정창익 크리에이터는 “기존에는 기획과 개발을 포함해 20∼30명이 1년 이상 해야 할 분량을 6명이 5개월 만에 끝냈다”며 “이는 AI 솔루션이 접목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캣 비기’를 시작으로 하반기에 AI로 제작한 영상 콘텐츠를 선보일 방침이다. 한국 정서를 AI 기술로 구현한 스릴러 장편 영화 ‘아파트’와 AI 기술로 대규모 장면을 구사한 어드벤처 드라마 시리즈 ‘레전드’ 공개가 예정돼 있다.

CJ ENM은 AI 사업 본격화를 위해 약 30명의 전문인력으로 전담팀을 꾸려 콘텐츠 제작 구조 선진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AI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기술 연구를 맡는 ‘테크니컬 디렉터’, AI 콘텐츠를 기존 드라마 사업 모델에 접목하는 ‘비즈니스 디렉터’ 등이다.

신근섭 전략기획담당은 “문화사업을 시작한 지 올해 30주년인데 글로벌 IP 파워하우스로 도약할 원년”이라며 “콘텐츠와 AI 접목이 중요한 시대에 AI기반 콘텐츠 제작 구조를 선진화하고, AI 콘텐츠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을 위해 개발한 AI 기술 시스템도 소개했다. ‘시네마틱 AI’는 이야기 중심의 영상 콘텐츠 제작에 특화된 시스템으로, 이미지·영상·음악·음성 등을 통합해 한 번에 제작할 수 있어 작업 효율을 크게 높였다. ‘AI 스크립트’는 트렌드와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잠재력 있는 IP(지적재산)를 발굴하고, 적합한 장르와 유통 플랫폼까지 제안하는 기술이다.

CJ ENM은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비와 인력 부담을 줄이고, 기존 제작 환경에서 시도하기 어려웠던 장르나 아이디어 실현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백현정 AI 사업추진팀장은 “제작 규모가 커지면서 콘텐츠 수가 제한되는 현실 속에서, AI는 신인 창작자에게 더 많은 기회와 창작의 자유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