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핵시설 폭격 예상보다 약했다”

입력 2025-06-30 18:48
한 남성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 네리아에 떨어진 이란 미사일 불발탄 위에 앉아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핵시설에 대한 폭격의 파괴력이 예상보다 작았다는 이란 고위 인사들 통화 내용을 미 정보 당국이 도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미 정부 인사 4명을 인용해 “미국은 (지난 21일)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군사 공격과 관련해 이란 고위 당국자들 사이의 도청된 대화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그 대화에서 이란 관리들은 미국의 공격이 자신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괴력이 약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자들의 비공개 사적 대화에서는 미군 공습이 왜 예상했던 것보다 덜 파괴적이고 광범위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추측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해당 통신 도청 자체에 대해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이란 핵시설이 완파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WP가 맥락을 벗어난 유출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돕고 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끝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전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이란 핵시설의) 일부는 여전히 건재하다”며 이란이 수개월 내로 농축 우라늄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미군의 폭격 전에 농축 우라늄을 옮겼을 수 있다는 분석에 대해 “나는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매우 어렵고 위험한 일이다. 그들은 그때까지 우리가 오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 핵시설이 완파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