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의 북미 지역 공급망 구축 차원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현지에서 리튬을 직접 생산하는 실증 사업에 나선다. 실증을 거쳐 양산 등 사업화 단계로 이어지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홀딩스는 30일 호주의 자원 개발 기업인 앤슨리소시즈와 ‘리튬 직접 추출(DLE) 기술 실증을 위한 데모플랜트 구축·운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협약에 따라 앤슨리소시즈가 염수 리튬 광권을 보유한 미국 유타주 그린리버시티 내 부지에 포스코홀딩스가 데모플랜트를 짓고, DLE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기로 했다. 앤슨리소시즈가 리튬 원료와 부지를 제공하고 포스코홀딩스는 DLE 기술의 사업성을 검증하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한 것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짓는 DLE 데모플랜트는 내년 착공한다. 양사는 실증 결과에 따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등 추가 협력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업계에서 리튬을 생산할 때 ‘자연 증발법’을 많이 사용하지만, 이는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에서만 사업화가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DLE 기술은 자연 증발을 위한 대규모 부지를 구하기 어려운 북미 지역에서도 경제성 있게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혁신공법으로 꼽힌다. 북미에 리튬 생산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DLE 기술 확보가 필요한 이유다. 포스코홀딩스는 장인화 회장의 ‘2코어+ 뉴 엔진’ 전략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이차전지 소재 사업 가운데 리튬 공급망 확대에 주력해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