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모든 국가에 관세 서한 보낼 것”… 유예 연장 없을 듯

입력 2025-06-30 18:50 수정 2025-07-01 00: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상호관세 유예시한과 관련해 “우리가 할 일은 모든 국가에 서한을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상호관세 유예시한(7월 8일)을 앞두고 관세율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사진은 30일 경기도 평택항에서 선적을 위해 대기 중인 자동차와 컨테이너.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상호관세와 관련해 “우리가 할 일은 모든 국가에 서한을 보내는 것”이라며 “그것이 무역협상의 끝”이라고 말했다. 오는 8일 만료되는 상호관세 유예기간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고 관세율을 확정해 통보하겠다는 뜻이다. 무역협상 상대국들을 압박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상호관세 유예시한과 관련한 질문에 “아주 간단하다. 우리는 편지를 보낼 것이다. 나는 지금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할 일은 서한을 보내 ‘축하한다. 미국에서 살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25%, 35%, 50% 또는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최대 50% 상호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할 수 있고, 일부 국가에는 10% 기본관세만 부과할 것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유예 연장 여부에 대해서도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내가 하고 싶은 건 오는 9일 이전에 모든 국가에 서한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무역협상이 진행 중인 일본의 예를 들며 “친애하는 일본, 당신의 자동차에는 25% 관세가 붙을 것”이라는 식의 편지를 보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는 석유가 있다. 그들은 많은 석유와 다른 것을 수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일본과 한국이 미국 자동차 업체보다 낮은 관세를 적용받는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질의에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에서 차를 파는 일에 너무 바빠서 그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관세를 설정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현재 트럼프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대미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를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접촉하기 위해 워싱턴DC 체류 일정을 연장했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고 30일 귀국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대면 불발이 “유감”이라며 대미 협상 진척 여부에 대해 “오리무중이라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자동차 관세 25%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에 대해선 “언급을 삼가겠다”고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 트럼프가 요구하는 무역 적자 감축을 위한 답을 제시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대만, 인도네시아 등과 무역협상 합의에 근접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 베트남과의 합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만 언론도 대만과 미국 간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