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생활물가 중점… 주식회사 대한민국으로 진짜 성장”

입력 2025-06-30 00:03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구 후보자는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29일 침체된 민생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으로 ‘물가 안정’을 첫손에 꼽았다. 또 국민을 주주로 한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세계 1등으로 나아갈 수 있는 혁신을 고민하고, ‘진짜 성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정부에서 기재부 2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구 후보자는 이날 지명 직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민생경제 현안과 관련해 “한 번씩 사는 물품도 중요하지만 당장 매일 직면하는 물가에 중점을 두겠다”며 “계란, 라면, 콩나물 가격 이런 부분에 우선으로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재명정부가 강조해온 진짜 성장의 의미도 언급했다. 구 후보자는 “진짜 주주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공무원은 주주의 뜻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해 국가경제를 경영해야 하는 대리인, 핵심사원”이라며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세계 1등 국가가 될 수 있다. 사회, 행정, 정치 모든 분야에서 혁신이 이뤄진다면 진짜 대한민국, 진짜 성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 상황과 관련해 구 후보자는 “초혁신 경제로 세금을 많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재정 기조에 대해서는 확장이냐, 긴축이냐보다 성과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산에 대해 확장이냐, 긴축이냐는 사실 본질적인 내용을 보지 않은 것”이라며 “돈을 써서 더 많은 돈을 벌게 된다거나 나라 산업이 더 발전하면 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구 후보자는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겠다”며 AI를 중심으로 첨단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달 초 발간한 ‘AI 코리아’ 등에서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자동차·가전제품에 AI를 접목한 ‘피지컬 AI’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정부 경제 정책에도 AI 성장 전략이 비중 있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구 후보자는 정부 안팎에서 신망이 두터워 기재부 장관 1순위 후보자로 거론돼 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국무조정실장으로 방역·재정 대응을 총괄 조율하는 역할을 탁월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재부에서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예산통’으로 기재부 2차관 및 예산실장 출신이 경제부총리에 오른 건 김동연 경기도지사 이후 7년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깜짝 발탁된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기재부와 한국은행을 거친 ‘정책통’ 경제 관료로 2018년 기재부 정책기획관(국장)에서 두산그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후보자는 이후 두산경영연구소 대표이사와 두산에너빌리티 마케팅 부문장을 역임하며 7년 가까이 경영 및 에너지 산업을 두루 경험했다. 그는 최근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한 ‘팀코리아’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신규 건설사업 수주에도 큰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에너지 믹스’ 공약을 실현하는 중책도 맡게 됐다. 그는 이날 소감문에서 “당면한 통상위기 극복과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해 저성장을 돌파하고 글로벌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친환경 에너지 확대, 에너지 안보 강화 등에 정책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선 현직 기업인 출신 인선에 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빠르게 반영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세종=이누리 김윤 양민철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