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회복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조기업의 올 3분기(7~9월) 경기 전망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관세 압박 등 대외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철강 자동차 정유·석화 업종을 중심으로 경기 전망이 악화하는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 매출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응답한 제조기업도 절반을 넘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제조업체 218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81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BSI가 100 이상이면 체감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제조업 BSI는 2021년 4분기부터 16분기 연속으로 100을 밑돌고 있다. 대한상의는 지난 1분기(61)와 2분기(79)에 비해 체감 경기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지만 미국 관세 압박, 중동 정세 불안, 내수 부진이라는 삼중고에 상승폭이 제한됐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미국 관세 예외품목인 반도체(109)와 제약 업종(109)은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수출이 증가하면서 1년 만에 100을 넘어섰다. 화장품도 유럽·중동 지역 수출 증가에 힘입어 113을 기록했다.
반면 관세 적용 직격탄을 받는 철강과 자동차의 BSI는 각각 67과 76에 그쳤다. 정유·석유화학(72)도 산업 침체 속에서 유가 변동성까지 확대돼 전망이 악화했다. 비금속광물(51)은 건설경기의 장기 침체 영향으로 BSI가 전분기보다 36포인트나 떨어졌다.
국내 제조기업의 상반기 매출 실적도 부진했다. 응답 기업의 54.1%가 상반기 매출 목표치 달성이 어렵다고 답했다. 목표 대비 10% 이내 미달은 37.7%, 10% 이상 미달은 16.4%였다.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친 주요 대내 요인으로는 ‘내수 부진’(64.7%)을 든 응답이 가장 많았다. 대외 요인은 ‘원자재가 상승’(30.9%), ‘해외수요 부진’(23.8%), ‘환율 변동’(19.3%), ‘관세 조치’(18.0%) 등 순이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