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U] “선교 앞에 나이 없다” 시니어 전문인들이 뛴다

입력 2025-07-01 03:05
지난해 11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시니어선교한국 선교사 대회 참석자들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다. 시니어선교한국 제공

한국교회가 시니어 전문인을 선교 사역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나이는 숫자일 뿐 하나님 나라를 위한 헌신에는 정년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니어 선교사들의 도전이 해외 선교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시니어, 경험으로 현장 중재자 역할

시니어선교한국 대표 이종훈(73) 선교사는 지난 28일 경기도 성남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시니어 선교의 강력한 장점은 바로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시니어선교한국은 초교파 청년 선교 집회인 선교한국대회를 벤치마킹하며 2007년 시작됐다. 할렐루야교회가 주축이 되어 900여명의 시니어 전문인과 36개의 선교단체가 시니어선교운동에 동참하며 협력했다. 설립 후 18년간 시니어선교한국은 190여명의 시니어 선교사를 파송했다. 이들이 파송된 지역은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이다.

이 대표는 “시니어 선교사들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사역은 한글 교육, 교수 사역, 어린이 선교 등의 교육 사역”이라며 “특히 K컬처의 유행과 함께 한글 교육을 원하는 선교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 세대에겐 다른 문화권, 다른 세계관을 가진 국가에서 선교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면서도 “시니어가 가진 경험과 경륜은 선교 현장에서 중재자의 임무를 수행할 때 강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시니어 선교사들은 자신의 경험을 활용해 오랜 기간 선교지에 나가 있는 선교사들의 영성을 보살펴주는 영적 돌봄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선교지의 필요에 맞는 선교를 지향하다 보니 어떨 때는 전문인 선교사가 가진 전문성을 살리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가 대표로 취임한 지난해 시니어선교한국이 다짐한 것은 본질로의 집중이다. 이 대표는 “결국 선교의 본질은 한 영혼을 구하는 것에 있다. 이들의 사역이 얼마나 하나님 나라와 연결돼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시니어, 통일 선교의 마지막 자원

글로벌연합선교훈련원(TMTC) 대표 임현수(70) 목사는 시니어 선교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GTS 시니어 선교운동’을 펼치는 임 대표는 “GTS는 황금기(Golden Age) 황혼(Twilight) 노년(Silver)의 줄임말로 이는 60~80대 세대를 가리킨다”며 “건강하고 사회적 경험이 많은 시니어 세대가 얼마든지 선교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TMTC 대표 임현수(왼쪽 두 번째) 목사가 2013년 캐나다 시민권자 신분으로 북한에서 인도주의 사업을 통해 만난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한 모습. TMTC 제공

2015년 2월부터 949일간 북한에 억류된 경험이 있는 임 대표는 시니어 세대를 통한 통일 선교에 특별한 확신이 있다. 그는 “훗날 북한이 열리는 것을 전제로 탈북민 등과 함께 북한교회 재건뿐 아니라 여러 형태로 북한에 정착하는 사역 등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TMTC에 소속된 시니어들이 북한 선교사로 파송돼 사역한 일도 있다. 캐나다 시민권을 가진 이들 가운데 일부가 양로원과 탁아소, 학교 등을 세우며 북한 주민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구제 사역을 전개했다.

현재 TMTC의 정기 회원은 300명 가량이며 절반은 시니어 세대다. 임 대표는 이들을 “마지막 선교 자원”이라고 부르며 “이들은 우리나라의 가난과 전쟁, 부흥까지 경험한 이들로 다양한 선교에 얼마든지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성남=박윤서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