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미국에 상장된 신흥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에 33억 달러(4조5130억)의 자금이 유입됐다. 미국 경제 불안과 관세 불확실성, 이민자 문제 등으로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신흥국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에 투자하는 ETF로도 돈이 몰린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에 상장된 대표 신흥국 주식 ETF인 ‘아이셰어즈 코어 MSCI 이머징 마켓’(IEMG), ‘아이셰어즈 MSCI 이머징 마켓’(EEM),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EWY) ETF에 6월 셋째 주 기준 최근 한 달간 33억 달러가 유입됐다. 2023년 초 이후 2년 반 만에 최대다. 특히 이 기간 한국 ETF(EWY)에 4주간 10억 달러가 들어왔다. 4주간 유입 자금 기준 역대 최대다. 이 상품은 한국의 대형주와 중형주로 구성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를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투자한다.
반면 북미 주식 펀드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9~25일 1주 동안 42억 달러가 유출됐다. 같은 기간 신흥국 주식 펀드로 31억 달러가 유입된 것과 대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불확실성과 미국 경기 불안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영향이 크다. 올해 초부터 이어져 온 달러 약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많다. 미국 달러는 올해 초 이후 현재까지 7%가량 하락했지만 1970년대 초와 1985년을 제외하면 여전히 가장 비싼 수준이다. 달러 추가 약세 가능성은 미국 자산에 대한 매도 압력으로 작용한다.
최근 뉴욕증시는 테크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27일 전 거래일 대비 0.52% 오른 6173.07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0.52% 오른 2만273.46에 거래를 마치며 각각 4개월, 6개월 만에 고점을 경신했다.
그러나 건설 호텔 레저 식음료 등 소비업체의 주가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체 레나와 톨 브라더스 주가가 올해 초 대비 15%, 8% 하락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이 업종들은 고용에서 이민자 비중이 10%가 넘는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신흥국 펀드로 자금이 더 들어올 여지가 있다고 예측한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