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법안에 대해 “완전히 미친 짓이고 파괴적”이라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달 초 관련 법안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인신공격까지 주고받은 뒤 후회한다고 밝혔는데 다시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미 상원은 해당 법안에 대한 본격 심사에 들어갔다.
머스크는 이날 엑스에서 “최근 나온 상원의 법안 초안은 미국에서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우리나라에 막대한 전략적 피해를 줄 것”이라며 “그것은 과거의 산업들에 지원금을 주면서 미래 산업에는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해당 법안이 아직 착공되지 않은 모든 풍력·태양광 프로젝트에 과세를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하는 다른 엑스 이용자 글도 공유했다. 머스크가 운영하는 테슬라는 전기차뿐 아니라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터빈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머스크가 비판한 법안은 대규모 감세 등 트럼프의 주요 국정 과제를 반영한 법안으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으로 불린다. 상원 공화당 지도부는 이날 940쪽 분량의 법안 초안을 공개했다. 하원안과 마찬가지로 해당 법안은 감세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및 식량 보조 축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군사 예산과 이민 단속 예산은 증액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가 7월 4일까지 통과시키라고 주문한 가운데 상원은 이 법안에 대한 절차 투표를 시작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탈표가 예상돼 지도부는 총력 설득전에 나섰다.
머스크가 이 법안을 비판한 것은 지난 11일 그가 트럼프를 맹비난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힌 뒤 17일 만이다. 머스크는 트럼프 2기에서 정부효율부(DO GE) 수장을 맡아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지휘하며 트럼프의 ‘1호 친구’라고 불릴 정도로 위세를 과시했다. 하지만 DOGE 에서 물러난 뒤 트럼프가 추진하는 법안을 비판해 둘 사이 관계가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가 머스크의 사과와 트럼프의 수용으로 사태가 봉합됐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