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최고 흥행 시리즈이자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K콘텐츠인 ‘오징어 게임’이 시즌3까지 이어진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시즌3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작품은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모든 국가에서 시청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29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스트리밍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공개된 ‘오징어 게임 3’는 하루 만에 미국 등 93개국에서 전부 시청 1위를 차지하며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1위에 올랐다. 시리즈의 명성과 강력한 화제성을 재확인한 셈이다.
시즌3는 시즌2와 연결돼 하나의 서사를 이룬다. 중심엔 역시 주인공 기훈(이정재)이 있다. 반란의 실패로 친구마저 잃고 자책과 좌절에 휩싸였던 기훈은 처절한 게임을 계속하며 감정 변화를 겪는다. 미로에서 술래 팀이 상대 팀을 찾아 죽이는 숨바꼭질, 영희·철수 로봇이 돌리는 줄을 넘으며 구름다리를 건너는 긴줄넘기, ‘○△□’ 모양의 높은 기둥 위에서 다른 이를 밀어내는 고공 오징어 게임이 차례로 이어진다.
임신한 참가자 준희(조유리)의 출산이 파장을 일으킨다. 죽고 죽이는 전장의 한가운데서 탄생한 연약한 생명은 인간의 적나라한 본성을 깨운다. 아기가 참가자로 분류돼 상금 몫이 책정되자 그를 노리는 이들이 생겨난다. 기훈은 아기를 지키겠다고 약속하고, 자신의 ‘456번’ 체육복으로 아기를 질끈 둘러 안은 채 게임에 임한다.
시즌3는 자본주의 시스템 속 인간성의 상실, 민주적 투표 과정에서 드러나는 다수결의 한계 등을 재차 꼬집는다. 마지막 순간엔 결국 아기로 대변되는 최후의 인간성을 지켜내며 끝내 인류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게임판의)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라는 기훈의 마지막 대사가 전작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황동혁 감독은 “우리에게 인간성이 존재하는지, 그 인간성이 세상을 좀 더 나아지게 만들 능력과 힘이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시즌3에 대한 외신 평가는 엇갈린다. 강렬한 최후였다는 호평이 있는 반면, 예상 가능한 전개와 결말, 평면적 인물 등에 대한 비평도 적지 않다. 미 타임지는 “본연의 잔혹한 매력을 발휘하며 강렬한 한 방을 선사한다”며 “돈이 인간성보다 우선되는 세상을 고발하면서 그런 세상을 무심히 즐기는 우리까지도 공모자로 끌어들인다”고 평했다. 반면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반복된 공식이며 캐릭터들이 일차원적이고 예측이 가능하다”고 했고, 영국 가디언지는 “풍자는 사라졌고 시즌1과 같은 날카로운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시즌3 말미에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딱지녀’로 깜짝 등장하면서 스핀오프(파생작) 제작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부 외신은 “넷플릭스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오징어 게임: 아메리카’를 준비 중이며 ‘하우스 오브 카드’의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고 보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