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 학부모회 ‘신천지 용도변경 반대’ 서명운동

입력 2025-06-30 03:01
과천시초중고학부모연합회 관계자들이 지난 27일 경기도 과천시청 민원실에 제출한 신천지 종교시설 용도변경 반대 서명지들. “과천의 중심상권을 신천지의 본거지로 만들지 말라”는 요구와 더불어 과천초 청계초 문원중 등의 학교 이름이 보인다.

법원이 경기도 과천시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시설의 용도변경 불허 건을 취소하라고 판시하자 지역 학부모들이 대대적으로 반대 서명을 모아 대처하고 있다. 과천시초중고학부모연합회는 지난 27일 과천시청 민원실을 통해 시에 신천지 종교시설 용도변경 반대 서명 7137건을 전달했다.

반대 서명은 과천시 초·중·고교를 비롯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10여곳 학부모회가 주도했다. 서명에는 “학교 인근에 신천지의 종교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한다”며 “과천시의 용도변경 불허 결정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천지는 과천 별양상가3로의 10층짜리 건물을 본거지 삼아 주기적으로 종교 집회를 열었다.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며 건물의 용도 외적 사용이 드러나 문제가 발생하자 시에 종교시설로의 용도변경을 신청했다. 하지만 시는 지역사회 갈등, 공공이익 저해 우려,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이를 불허했다. 결국 행정소송까지 간 끝에 수원지법은 지난 4월 신천지 손을 들어줬다. 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으로는 행정처분의 근거가 될 수 없으며, 이는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취지였다.

반면 과천시초중고학부모연합회는 신천지 건물이 다수의 교육시설과 주거지로부터 반경 300m 이내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용도 변경을 받아줘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이고, 모략 포교 등으로 여러 문제를 빚은 만큼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과 건전한 교육 환경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천지 측은 학생들을 상대로 포교하거나 모략 포교하지 않는다고 부인하지만, 이날 만난 학부모들은 이를 반박했다. 초등학생과 유치원 자녀를 뒀다는 이모(45)씨는 “신천지 신도들이 등하교 시간에 맞춰 아이들의 학교 앞에 나와 선물을 주며 말하는 걸 안전지킴이 선생님 등이 직접 목격했다고 한다”며 “분별이 쉽지 않은 아이들이 선물 등에 현혹돼 신천지에 빠지게 될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과천시초중고학부모연합회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서명 접수 후 시의원들과도 만났다. 자리에는 황선희 김진웅 이주연 박주리 의원 등이 나왔다. 학부모들은 지역 내 아파트입주민대표회 등과 연합해 대처할 수 있도록 시의회가 나서 달라고 했다. 이단 종교 시설을 막아내는 일에 있어 법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있다면 조례 개정 등도 검토해달라고 전했다.

과천시초중고학부모연합회는 다음 달 12일 대규모 신천지 반대 집회를 열고 지속해서 주민들의 반대 의사를 시와 법원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과천=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