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을 위해 미국을 찾았던 여한구(사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9일 귀국하며 “이제 협상 가속을 위해 어느 정도의 신뢰가 형성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지난 22~2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진행된 한·미 관세 협의를 마치고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며 “새 정부에서 미국 측과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채널이 구축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방미 기간 카운터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 만나 통상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의 관세 유예 시한(다음 달 8일)이 연기될 가능성에 대해 “미국 상황이 굉장히 유동적이어서 현재로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치, 경제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예의주시하며 우리 국익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협상할 계획”이라고 했다.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 완화 등 미국 측의 구체적 요구 사항에 대해선 “미국 측이 요구한 부분과 우리가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 프로젝트 참여 부분에 대해선 미국 측에서 관심을 보였고 한국이 참여하길 원했다”고 덧붙였다.
여 본부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도 “새 정부는 한·미 협상을 최우선 순위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며 “선의를 갖고 협상에 임하고 (협상을) 가속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지를 (미국 정부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한·미 간 전략적 협력을 틀을 새로 구축할 제조 르네상스 파트너십 기회라는 점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고 전했다.
관세 유예 시한 내 한·미 간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한국에 상호관세를 더 유예해줄지에 대해 “안심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아직 엄중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세종=양민철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