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법사·예결위원장 선출 강행… 국힘 “협치 파괴”

입력 2025-06-27 19:03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국회 본회의 개의 전 퇴장하고 있다. 협상이 결렬되자 더불어민주당은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여당 중진 의원들이 선출됐다.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 자리를 달라고 요구했던 야당 의원들은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에 반발하며 본회의 개의 전 모두 퇴장했다.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어 공석이었던 법사위원장에 이춘석 의원, 예결위원장에 한병도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김교흥 의원, 운영위원장에 김병기 원내대표를 각각 선출했다.

이날 선출된 자리는 모두 지난해 전반기 원구성 협상 당시 민주당 몫으로 배분된 상임위원장 자리다. 공석인 기획재정위원장은 국민의힘 몫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그간 야당이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가져야 한다며 원구성 협상을 다시 하자고 요구했었다. 여야 원내대표는 오전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을 상정하기에 앞서 “지난 6개월 간 국민들이 감내한 희생과 고통을 생각하면 ‘일 할 준비’에 해당하는 상임위 구성은 하루라도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며 “예결특위가 구성되지 않아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는 건 국민들께서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와 처리를 위해 상임위원장 선출을 더 미룰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여당은 6월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다음 달 4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반면 야당은 이번 추경의 핵심인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당선 축하금’으로 규정하고 대폭 칼질을 벼르고 있다.

법사위원장을 선출한 여당은 다시 법안 처리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여당은 6월 임시국회 내에 상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은 물론이고 여야 공통 공약과 민생 법안 등 총 40건의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본회의에 불참한 야당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의사당에서는 소통도, 대화도, 협치도 사라졌다”며 “이재명정부는 오늘 다시 가져간 법사위원장직으로 입법 기능을 틀어쥐고 사법 숨통을 끊어놓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 및 법제사법위원장 반환 등을 요구하며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김판 정우진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