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학생 피습’ 여파 주중 일본인학교 학생 급감

입력 2025-06-26 18:31
일본인 초등학생이 피습당한 중국 광둥성 선전시 일본인학교 인근 현장에서 지난해 9월 18일 중국 공안 관계자가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서 일본인 모자 피습 사건이 발생한 지 1년 만에 주중 일본인학교 학생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올해 봄 중국 내 11개 일본인학교의 학생 수는 3226명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학생 수 감소는 코로나19 사태 때인 2020년 이후 처음이다.

혼마 데츠로 파나소닉홀딩스 글로벌 부사장 겸 중국일본상회 회장은 “일부 직원은 가족에게 귀국을 요청했고 새로 배치된 직원들은 가족을 데려오지 않는다”면서 “일본 교민의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24일 쑤저우시 일본인학교 스쿨버스 정류장에서 50대 중국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중국인 스쿨버스 안내원이 숨지고 일본인 모자가 다쳤다. 범인은 지난 4월 사형이 집행됐다. 지난해 9월에는 광둥성 선전에서 등교하던 일본인학교 초등학생이 4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일본에선 중국이 올해 항일전쟁 승리 80주년을 대대적으로 기념하고 생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일본 ‘731부대’를 다룬 새 영화가 다음 달 개봉할 예정이어서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현재 3개월 이상 중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9만7538명으로 집계됐다. 이 숫자가 10만명 이하로 줄어든 것은 19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내 일본인 감소는 중국의 경기침체와 일본 기업의 중국 내 경쟁력 약화 등으로 주재원을 줄이거나 현지 직원으로 대체하는 추세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