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50분간 회동하며 우크라이나의 미국 방공체계 도입을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대화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도시와 국민, 교회, 사회기반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방공체계 구입을 논의했다. 우리는 이 장비들을 구입하고 미국 무기 제조업체를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 감사하다. 우리 국민을 향한 따뜻한 말씀에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와 트럼프의 회동은 지난 4월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참석을 계기로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15분간 독대한 뒤 2개월 만에 성사됐다. 젤렌스키는 지난 2월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언쟁을 벌이며 군복 스타일의 의상까지 지적받은 ‘노딜 파국’을 의식한 듯 이날 회동에선 검은색 재킷을 입어 좀 더 격식을 차렸다.
트럼프도 젤렌스키와의 50분 회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그는 매우 어려운 전쟁에서 용감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전쟁을 끝내기에 적합한 시점”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 보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제공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기자회견장에서 남편이 우크라이나 현역 군인으로 전장에 있다고 밝힌 BBC 기자가 ‘패트리엇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트럼프는 “제공 가능 여부를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다만 젤렌스키는 이날 회동에서 휴전을 포함한 전쟁의 모든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한 반면 트럼프는 휴전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