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경제에 가장 많이 기여한 기업집단(그룹)은 현대자동차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경제기여액은 359조438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38조7143억원)보다 6.1% 증가했다. 경제기여액은 기업이 경영활동으로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모두 더한 금액이다. 삼성(247조563억원), LG(190조173억원), SK(145조3347억원)가 뒤를 이었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차(115조2187억원)·기아(86조5890억원)·현대모비스(52조1965억원)는 상위 톱5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연쇄효과로 인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이 이 같은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자동차산업 수출의 생산유발액은 2365억 달러로 한국 주요 수출 품목 중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전체 수출의 생산유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13.8%에서 지난해 18.2%로 증가했다. 수출의 생산유발 효과가 클수록 고용이나 투자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자동차산업의 무역 흑자는 727억 달러로 역대 가장 많았다. 한국 전체 무역 흑자의 1.4배를 넘는 규모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직·간접 고용인원은 약 150만명으로 철강(약 41만명)이나 반도체(약 28만명) 분야를 크게 앞선다. 이들의 평균임금은 6091만원으로 국내 제조업 평균(5377만원)보다 약 13% 많다.
다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미·중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와 미래차 주도권 경쟁이 확산하는 건 부담이 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자동차 판매 회복세가 둔화하고 있고 부품업계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보호 무역주의가 강화하면서 자동차산업은 기업을 넘어 국가 간 경쟁으로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은 “지금과 같은 전환기에는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곧 국가 제조업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