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가려던 땅으로 가고 있습니까

입력 2025-06-28 03:02

우리는 신앙생활의 출발을 주님에 대한 기대로 시작합니다. 병든 자는 회복을, 가난한 자는 부함을, 눌린 자는 자유라는 소원을 안고 살아갑니다.

예수님이 ‘나를 따르라’고 부르셨을 때에 제자들은 자신의 생업과 가족들을 뒤로하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제자들이 망설임 없이 따랐던 것은 자신들을 불러주신 주님의 권위에 순복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자들도 여느 사람들처럼 자신들 가슴속에 큰 꿈과 기대 하나씩은 간직하고 출발하지 않았을까요.

어느 날 주님은 빈들에 모인 군중들의 식사에 대해 빌립에게 물으셨습니다. 빌립은 허기를 면할 정도의 적은 양을 계산한 예산서를 주님께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5000명이 배불리 먹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는 기적을 보여 주시며 자신이 인간의 계산을 훨씬 뛰어넘는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가르치셨습니다. 이러한 교육의 현장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경험한 제자들은 주님을 따르고 있는 자신들의 선택에 스스로 만족해하며 기뻐했을 것입니다.

아는 지인 중에 아주 가난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새 TV를 구입하지 못해 고장이 잦은 오래된 TV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 행사에서 뜻밖의 행운을 얻었습니다. 행사 순서지에 적힌 경품 번호가 당첨된 것입니다. 그것도 마침 필요했던 TV였습니다. 이후 그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나의 형편을 아시고 필요를 정확히 채워주신 살아계신 하나님”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이렇듯 하나님은 우리의 형편을 아시고 우리의 필요를 채우시는 분입니다.

하지만 신앙의 여정이 우리의 기대대로만 될까요. 오병이어의 기적 후 예수님은 산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날이 저물자 제자들은 바다로 내려가 배를 타고 가버나움으로 향했습니다. 이미 어두워진 때였고 큰바람이 불어 파도가 거세게 일었습니다. 조금 전 경험한 오병이어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 제자들은 큰 풍랑을 만났습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제자들이라고 해서 풍랑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항해에 닥친 풍랑은 다양한 두려움을 동반했습니다. 거센 환경에 대한 두려움, 전문 어부임에도 무력함을 느끼는 두려움, 방향을 잃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는 두려움, 주님이 선명히 보이지 않고 유령처럼 느껴지는 두려움까지. 제자들은 사방에서 몰려오는 불안에 직면했습니다.

바로 그때 주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어둠 속에서 방향을 잃고 있던 제자들에게 주님은 큰바람을 가르며, 두려움의 파도를 밟고 그들에게 오셨습니다. 주님은 찾아오셔서 말씀하십니다. “내니 두려워하지 말라.” 주님의 음성을 들은 제자들은 그분을 기쁨으로 자신들의 배에 영접합니다.(요 6:21) 그리고 주님을 모신 그 배는 마침내 가려던 목적지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렇듯 주님은 언제나 어려움 속에 있는 자기 백성에게 환경을 뚫고 문제를 딛고 찾아오시는 분이십니다. 주님이 함께하실 때 인생의 방향이 정해지고 목적지에 더 빨리 이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인생의 주인일 때는 제자리걸음이지만, 주님을 선장으로 모실 때 그분은 우리를 안전하게 목적지로 인도하십니다. 주님을 인생의 주인으로 모실 때, 그분은 우리를 세상을 이기는 존재로 세워 주실 것입니다.

손대석 목사 (담양예능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담양예능교회는 ‘말씀이 곧 진리다’라는 구호 아래 담양 지역을 섬기며 상처 입은 심령을 치유하고 교육 사역에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