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차기 시장 후보를 뽑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급진 좌파 성향의 정치 신예 조란 맘다니(33) 뉴욕주 하원의원이 승리하자 미국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사회주의적 공약을 내세운 맘다니의 약진에 민주당 지도부도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드디어 민주당이 선을 넘었다. 100% 공산주의자 미치광이 조란 맘다니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해 시장이 되는 길로 나아가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사상 중요한 순간”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전에도 급진 좌파가 있었지만 이건 좀 우스꽝스럽다. 그는 외모도 엉망이고 목소리도 거슬리는 데다 아주 똑똑하지도 않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지도부인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맘다니 후보에게 축하를 건넸다. 다만 현재까지 공식적인 지지 선언은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맘다니의 약진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다. 당내 진보 진영에선 맘다니의 좌파 정책이 당의 입지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반면 경합지에 있는 의원들은 맘다니의 정책과 반이스라엘 성향을 당이 수용할 경우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무명에 가까웠던 맘다니는 전날 예비선거에서 뉴욕주지사를 3차례 지낸 거물 정치인 앤드루 쿠오모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인도계 무슬림인 맘다니는 고소득층 추가 과세와 아파트 임대료 동결, 무상 버스, 정부 운영 식료품점 도입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맘다니의 승리는 좌파 경제 포퓰리즘의 부상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트럼프노믹스가 소득 증가와 경제성장을 이끄는 데 실패한다면 좌파 포퓰리즘이 강력한 대안으로 다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맘다니의 27세 시리아계 부인도 주목받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인 라마 두와지(27)는 데이팅앱을 통해 맘다니를 만나 지난겨울에 결혼했다. 두와지의 작품은 주로 중동의 삶을 묘사하고 사회 정의를 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