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주님이 교회에 보내시는 편지

입력 2025-06-27 03:06

요한계시록에 보면 주님께서 일곱 교회에 보내신 편지가 있습니다. 그중 ‘두아디라 교회’에도 편지를 보내셨습니다. 두아디라 교회는 어떤 교회인가요. 두아디라 지역에 어떻게 교회가 세워졌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한계시록 일곱 교회 안에 들어갈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사실 이 도시는 소아시아의 다른 도시들에 비교해 덜 중요하고 덜 유명했습니다. 이 두아디라에 보내는 주님의 편지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일곱 편지 중에서 가장 길고 어려운 편지가 가장 유명하지 않은 도시에 전해졌다.’ 가장 유명하지 않은 도시에 예수님의 편지 중 가장 긴 편지가 전해진 것입니다. 서머나 교회에 보낸 네 절로 된 편지 길이에 비교하자면 두아디라 교회에 예수님이 하고 싶은 말씀이 많이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놀랍게도 예수님은 두아디라 교회에 대해 다른 유명 소아시아 교회들보다 부러울 정도의 칭찬을 하셨습니다. “내가 네 사업과 사랑과 믿음과 섬김과 인내를 아노니 네 나중 행위가 처음 것보다 많도다.”(19절)

주님은 에베소 교회를 향해 ‘수고와 인내를 안다’고 칭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두아디라 교회를 향해 수고와 인내뿐 아니라 사랑과 믿음, 섬김을 알았다고 합니다. 두 배의 칭찬입니다. 이것이 꼭 두아디라 교회가 두 배의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두 배의 칭찬을 받을 정도의 교회였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주님의 진짜 관심은 그렇게 나열된 일에만 있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이 두아디라 교회를 칭찬하신 진짜 이유는 이것입니다. “네 나중 행위가 처음 것보다 많도다.”(계 2:19) 주님은 ‘다른 교회들에 비해 많은 일을 하고 있구나’를 칭찬하신 게 아닙니다. 처음보다 나중이 나은 것을, 더 좋아진 것을 칭찬하셨습니다.

일곱 교회 중 하나였던 에베소 교회는 ‘사랑’ 하면 떠오를 정도의 유명한 교회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에베소 교회의 사랑은 나중에 어떻습니까. 주님은 이렇게 책망하셨습니다. “네가 처음 사랑을 버렸다.” 그러나 두아디라 교회는 처음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 아니라 더 많아지고 좋아졌습니다. 우리 시대의 교회가 이런 칭찬을 듣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보통은 그렇기가 어렵습니다. 시간이 흘러가면 나중에는 사랑도, 열정도 식어가고 인내도 덜하고 섬김도 작아지고 믿음도 약해집니다. 이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두아디라 교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처음 행위보다 나중에 더 많았던 두아디라 교회의 시대는 어떤 때였습니까. 요한계시록에서 사도 요한이 예수님의 편지를 전했던 시대는 일곱 교회 다 똑같습니다. 핍박과 환난의 시대였습니다.

오늘날의 시대와 믿음의 공동체들, 우리 자신을 살펴봅시다. 가깝게는 코로나19라는 그 어려운 시대를 지나왔습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의 행위가 이전보다 많아졌는지, 나아졌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사실 더 나아지는 일은 그렇게 녹록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대의 교회가,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이 더 나아지기를 소망합니다.

전창희 목사(종교교회)

◇종교교회는 1900년 부활절, 남감리회 여선교사 캠벨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교회 앞 다리인 ‘종교’에서 유래된 교회 이름 종교(宗橋)는 ‘하늘 다리’로서 하나님과 세상을 잇고 ‘중심’으로서 말씀으로 민족과 교회를 이끌며, ‘선교’로서 일꾼을 세우고 파송하고 ‘성장’으로서 한 영혼의 구원을 사명으로 삼는 비전의 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