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BIS “코인런·통화주권 위협” 경고

입력 2025-06-26 00:16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스테이블코인 사용 도입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와중에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코인런(대규모 코인 인출 사태)’ 및 범죄 악용 가능성 등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25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안정성 및 준비자산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경우 디페깅(연동된 자산 가치와 괴리되는 현상) 및 대규모 상환 요구가 발생해 코인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원 등 법정화폐 가치와 연동해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는 암호화폐로, 테더(USDT) 서클(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은 1달러=1코인 비율로 유통된다.

보고서는 또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스테이블코인은 관련 제도 및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술적 오류 발생 가능성 및 범죄에의 악용 가능성 등 다양한 결제 및 운영 리스크가 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같은 비기축통화국에서 환율 변동성, 자본유출입 확대 등 외환 관련 리스크 증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 신뢰성 저하, 은행 신용 창출 기능 약화 등이 초래돼 통화 정책의 유효성이 제약될 수 있다고도 했다.

BIS도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BIS는 이달 말 발간 예정인 연례보고서 초안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화폐의 역할을 충족시키지 못하며 규제가 없어 금융 안정성과 통화 주권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작용을 막기 위해선 각국 중앙은행이 중앙은행 준비금과 상업은행 예금, 정부 채권을 통합한 ‘통합 원장’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