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설계 자유도를 높이고 디자인을 슬림화할 수 있도록 반도체 기판 설계를 효율화한 기술이 LG 기술력으로 개발됐다.
LG이노텍은 모바일용 고부가 반도체 기판에 적용되는 ‘코퍼 포스트(구리 기둥) 기술(사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양산 제품에 적용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기술은 반도체 기판과 메인보드를 연결할 때 구리 기둥을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방식 대비 더 많은 회로를 반도체 기판에 배치할 수 있고, 반도체 패키지의 열 방출에도 효과적이다.
LG이노텍의 코퍼 포스트 기술을 적용하면 성능은 그대로 구현하면서 크기는 최대 20%가량 작은 반도체 기판을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해당 기술을 채택하면 설계 자유도를 높이고 더 얇은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연산 등 고사양 기능에도 최적화됐다는 게 LG이노텍 설명이다.
스마트폰 발열을 개선하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코퍼 포스트에 사용된 구리는 납 대비 열전도율이 7배 이상 높아 반도체 패키지에서 발생하는 열을 빠르게 외부로 방출한다. 열에 의한 칩 성능 저하나 신호 손실 등 문제를 최소화해 모바일 기기의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코퍼 포스트 기술 관련 특허 40여건을 확보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 구리로 기둥을 세우는 것은 업계에서 고난도 기술로 알려져 있다. LG이노텍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반도체용 부품 사업을 연 매출 3조원 이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혁신 제품으로 기판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차별적 고객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