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교회, 나이 기준으로 교제 나눠… 기성세대·청년 경험 교류의 한계 돌아봐야”

입력 2025-06-26 03:04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심화하는 세대 단절 앞에서 교회가 해법을 모색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대한 경험을 가진 기성세대와 성장 사다리를 잃은 청년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교회가 감당하자는 취지다.

AI·교육 전문가 전소영(사진) 박사는 24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에서 ㈔미셔널신학연구소(이사장 송태근 목사) 주최로 열린 ‘AI 시대의 다음세대 교육’ 세미나를 통해 “기성세대는 AI 덕에 ‘다 가진 세대’가 됐지만 청년들은 신입사원 업무를 AI가 대체하면서 성장 사다리를 잃은 ‘박탈된 세대’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시대 대응법으로 학습과학 개념인 정교화(Elaboration)를 제시했다. 정교화는 습득한 정보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경험과 연결해 되묻는, AI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다. 이를 통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 박사는 “정답 없는 삶의 문제를 나눌 곳은 교회 공동체밖에 없다”면서 “경험이 필요한 세대와 경험을 가진 세대가 만날 유일한 곳인 교회가 구조적 한계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이 중심으로 구분하는 교회 안의 체계를 허물고, 기성세대와 다음세대가 학교와 직장에선 어려운 ‘진짜 소통’을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목회 현장에선 AI를 적극 활용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기독교 소셜미디어 채널 ‘교회친구다모여’는 지난 22일부터 목회자를 위한 챗GPT 가이드북 무료 배포에 나섰다. 목회 사역의 AI 활용법을 알려주는 프롬프트(지시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황예찬 대표는 “분주한 목회자들이 자신을 돌보고 신앙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도록 돕기 위해 가이드북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용현 최기영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