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군 인북천 주변 즐길거리… 캠핑·체험 등 청정 자연 속 시원한 힐링~

입력 2025-06-26 00:01
지난 5월 1일 개장한 인북천물빛테마공원의 바닥분수가 시원하게 물을 뿜고 있다.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비무장지대(DMZ)를 지난 인북천은 천도리에 이른다. 마을 이름은 천도 또는 천도촌으로 불리다 1900년 초부터 천도리로 정해졌다. 전설에 따르면 하늘에서 커다란 복숭아가 떨어진 곳이 길지라고 생각해 하나둘 모이면서 마을을 이루게 됐다. ‘하늘에서 복숭아가 떨어진 마을’을 강조하면서 천도(天桃)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이 일대에 여름철 즐길 거리가 많다. 먼저 천도리에 있는 ‘인북천물빛테마공원’. 지난 5월 1일 정식 개장한 공원은 인북천 상류의 맑고 깨끗한 환경과 수려하게 펼쳐진 자연경관 속에서 오롯이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오는 9월쯤 강원도 접경지역(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합동 ‘2025 DMZ 평화의 길 관광페스타’가 개최될 예정이다.

공원은 전체 1만8574㎡에 도시공간 개선과 시가지 활성화를 위해 바닥분수와 물길 산책로, 놀이터, 주차장 등 다양한 휴게시설·편의시설을 갖추고 휴식을 제공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총면적 1만2022㎡의 대규모 야영장 시설. 야영장에는 차박이 가능한 오토캠핑장 22면과 호텔형 이동식 카라반 14대를 도입해 숙박과 로컬여행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조성된 오토캠핑장에는 사이트마다 전용 샤워시설과 화장실을 배치해 개별 이용객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또 호텔형 이동식 카라반은 취사, 취침, 바비큐가 한 번에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야영장 운영은 사회적협동조합 천도리와 인북천 물빛테마공원 캠핑장 사용수익허가 계약을 체결했다. 운영은 사회적협동조합인 ‘천도’가 맡아 전문적이고 쾌적한 숙박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금액은 성수기와 비수기, 주말과 평일로 나눠 책정된다. 성수기 기준 캠핑사이트는 평일 8만원, 주말 9만원, 카라반은 평일 22만원, 주말 26만원이다. 다자녀, 군 장병, 국가유공자, 인제군민은 할인 혜택을 받아 캠핑 사이트 2만원, 카라반 5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천도리 서화생활체육공원·천도아파트를 잇는 ‘물결보도교’가 완성돼 접근이 더 편해졌다. 길이 181m, 폭 3.9m 규모로 인북천의 아름다운 경관과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다리 중간에 설치된 둥근 조형물이 멋을 더한다.

비득고개광장 천도정.

공원 바로 아래 453번 국도 옆 나지막한 고갯길에 ‘비득고개 광장’이 자리한다. 비둘기가 나는 모습과 같다 하여 비득재 또는 비득고개라고 한다. 휴게·주차장과 화장실, 산책로, 전망대 등의 시설이 설치됐다. 이곳 정자 ‘천도정’에 오르면 천도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인접한 마을은 대암산 용늪 탐방을 운영하는 서흥리다. 용늪은 해발 1280m에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고층 습원으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이탄습지 지형이 잘 보존돼 있어 생태적·학술적·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다. 또 빼어난 자연환경과 함께 기생꽃, 날개하늘나리, 닻꽃, 산양, 삵 등 멸종위기 동식물 10종을 포함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탐방코스 가운데 서흥리길은 대암산 용늪 탐방자 지원센터에 집결해 5㎞에 달하는 구간을 도보로 이동하는 코스다. 왕복 5시간이 필요하며 하루 120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탐방예약은 인제군 대암산 용늪 홈페이지(sum.inje.go.kr/br/reserve)에서 가능하며, 탐방 희망일 열흘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냇강마을 전경.

더 내려가면 북면 월학리 대암산 자락과 맞닿은 곳에 강원도 ‘엄지척 명품마을’인 냇강들꽃마을이 있다. 인제군 제1호 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냇강마을은 협동조합을 설립해 숯가마, 민속놀이 등 전통문화자원을 계승하고 냇강체험, 들꽃체험, 농사체험, 산촌음식만들기, 각종 민속놀이 등 계절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4계절 많은 즐거운 경험과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다. 조합 설립을 주도한 이는 박수홍 냇강두레농업 협동조합 대표이다.

조합은 블루베리 농사를 주력으로 한다. 판매와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논농사의 5~10배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마을 펜션과 사과 따기, 모내기, 뗏목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들은 ‘생활인구’라는 개념을 넘어 ‘팬슈머’(팬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를 결합한 것으로, 브랜드를 키워내는 소비자를 의미)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생활인구는 행정안전부 정의에 따르면 통근·통학·관광 등의 목적으로 주민등록지 이외의 지역을 방문해 하루 3시간 이상 머무는 횟수가 월 1회 이상인 사람 등을 포함한다.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지자체의 여러 사업도 생활인구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월 1회 3시간 이상이라는 정의로는 관광객과 구별하기 어렵고, 양보다 관계의 깊이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을 배우고 소비할 뿐 아니라 지역 상품을 키워내는 것이 ‘마을 팬슈머’다.





인제=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