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가 안정화되면서 코스피가 3년 9개월 만에 31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내년 상반기 코스피가 3600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 정부 출범 후 지수가 단기간 급격히 올라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지만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수출 증가율 회복 등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 더 많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3000선에 안착한 코스피가 향후 더 오를 여지가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이사는 이날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내년 상반기 코스피가 36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이사는 “일본이 2023년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종합지수인 토픽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1배에서 1.5배로 상승했다”며 “코스피도 상법 개정 효과로 일본과 같은 상승률을 기록한다고 가정하면 PBR 1.2배, 즉 코스피는 3536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KOSPI 3000 시대. 시작일까? 끝일까?’ 보고서에서 “코스피가 35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며 내년에는 역사적 고점을 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었던 직전 시점인 2021년에는 PBR이 1.1~1.2배, 주가수익비율(PER)이 13~14배로 역대 최고치였지만 현재는 PBR이 0.93배, PER이 10배 정도라는 것이다.
코스피는 이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대규모 매수로 전 거래일보다 2.96%(89.17포인트)오른 3103.64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가 3100선을 넘은 것은 2021년 9월 27일의 3133.64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 삼성전자(4.31%)가 약 석 달 만에 ‘6만 전자’를 탈환했고, 한국전력(20.71%)과 LS ELECTRIC(15.61%) 등 전력주가 중동 불안 완화에 크게 올랐다. NH투자증권(6.08%) 미래에셋증권우(3.43%) 등 증권주도 증시 활황 기대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도 2.06% 상승한 800.93으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7월 30일(803.15) 이후 약 11개월 만에 종가 기준 800선을 회복했다.
이날 한국 증시의 상승 폭은 다른 아시아 증시와 비교해도 컸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4%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15%, 대만 가권지수는 2.10%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4.1원 급락한 1360.20원을 기록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