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증인·참고인 없는 초유의 청문회” 여 “인생 다 부정… 개인사로만 몰고가”

입력 2025-06-24 18:49 수정 2025-06-24 18:57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재명정부의 첫 인사청문회를 맞아 여야는 초반부터 증인 채택 협상 결렬 경위와 김 후보자의 자료 제출 상황 등을 놓고 강하게 맞붙었다. 이병주 기자

여야가 김민석(사진)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첫날 고성과 막말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증인·참고인 채택 무산 탓에 국민의힘 공세가 김 후보자에게 쏠리자 더불어민주당이 적극 변호하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야당이 후보자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여당이 상대 청문위원의 군 면제 사유를 거론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도중 “윤석열의 부동시, 그리고 ‘급성 간염으로 군대를 면제받은 어떤 분’도 계시지만 (김 후보자는) 3년 이상 옥고를 치르며 민주화 투쟁으로 병역을 대신했다”고 발언했다. 직전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김 후보자와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두 분 다 군 복무한 적 없다. 이 대통령도 전과 4범, 후보자도 전과 4범”이라고 싸잡아 비판하자 역공한 것이다. ‘급성 간염으로 면제받은 어떤 분’은 김 후보자의 저격수 역할을 했던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을 의미한다.

주 의원은 곧바로 반발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질병을 앓아 지금까지 치료받고 있다”며 “아무리 국회의 품격이 떨어져도 남이 치료받고 있는 내용을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재차 “급성 간염은 빨리 치료돼서 군대 가는 데 문제없을 것이란 나름의 판단이 있다. 내가 가진 의료 상식”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반말·비속어도 등장했다. 청문회 초반 야당이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동안 박 의원이 발언을 이어갔고, 곽 의원과 설전으로 번졌다. 곽 의원은 “‘조용히 하세요’ 했더니 (박 의원이) ‘야 조용히 해’라고 했다”며 “순간적으로 ‘미친 거 아니야’ 혼잣말했는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소환했다. 배준영 의원은 “6년 전 조국 청문회를 재방송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자료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다루는 의혹도 닮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반대로 총력 엄호에 나섰다. 전용기 의원은 “사람의 인생을 다 부정하고 개인사만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감쌌고, 채현일 의원은 “후보자가 물욕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내던 시절 국외 출장을 한 번도 안 갔다”고 치켜세웠다.

양당은 청문회가 별도의 증인·참고인 없이 진행된 점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배 의원은 “2000년부터 총리 청문회가 시작됐는데, 사상 초유로 증인 없이 치르게 됐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협상 불발 시 결렬’은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위원장의 결정이라고 맞받았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