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출신 수석에 장관까지… 주가 30만원 눈앞 ‘하이킥’

입력 2025-06-24 18:52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모습. 연합뉴스

네이버가 ‘개미무덤’의 오명에서 벗어나고 있다. 몇 년째 주가 부진이 이어지며 개미 투자자들의 발을 묶어뒀지만 최근 시총 5위로 올라서며 위상이 달라졌다. 네이버 출신 인사들이 연이어 현 정부 고위직에 임명·지명되면서 주가 상승곡선이 더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날 29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대비 소폭 상승한 수치지만, 1주일 전인 17일 종가(20만6500원)에 비하면 약 40% 급등했다. 6·3 대선이 치러지기 전까지만 해도 18만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3주 만에 주당 10만원 넘게 오른 것이다.

주가 급등에 네이버 직원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월 모든 직원에게 5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했다. 네이버 스톡그랜트 제도의 일환으로 진행됐는데, 이번 지급을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이 종료됐다. 막차를 탄 직원들로서는 회사로부터 특별 보너스를 받은 셈이 됐다. 자사주를 지급받은 당시보다 주가가 50%가량 올랐다. 스톡그랜트는 스톡옵션과 달리 의무 보유 기간도 없다.

주가 상승 배경 중 하나는 네이버 출신들이 잇따른 정부 고위직 발탁이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한성숙 네이버 고문을 지명했다. 한 고문은 2017년 여성 최초로 네이버 최고경영자(CEO)에 올랐고 5년간 자리를 유지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혁신센터장이 대통령실 초대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됐다. 하 수석은 이 대통령의 ‘AI 3대 강국 도약’ 공약을 체계화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출신 인사들의 입각으로 정부와 플랫폼 기업 간에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주로 규제 대상으로 여겨졌던 플랫폼 기업이 첨단기술 주도 성장을 내건 현 정부 들어서는 국정 과제 실현을 위한 협력자 내지 정책 파트너로 부상했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플랫폼 규제 관련 논의가 줄어든 게 확연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