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이었던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연내 완료하라고 지시했다. 1년 내 치러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남권에 보내는 적극적인 러브콜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오늘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12월 안에 해수부 이전이 가능한지 검토해 보라는 언급을 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빠른 이전 작업으로 영남권에 ‘이재명식 효능감’을 심어주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수부 이전은 이 대통령이 대선 기간 내건 대표적인 지역균형발전 공약이다. 지난 대선 당시 부산 유세에서 해수부 부산 이전을 수차례 약속한 바 있다. 특히 부산은 이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대표 및 대선 후보 시절 지속적으로 애태운 곳이다. 지난해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졌고, 반년 후에 열린 이번 대선에도 이 대통령은 40.14% 득표에 머물면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11% 포인트 뒤졌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해수부 이전은 이미 공약 사항으로 여러 번 언급했던 부분이라 강도형 해수부 장관에게 되도록 빠르게 이전할 방법을 알아보라고 (이 대통령이) 얘기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해수부 이전과 관련한) 여러 부분에 있어서 A부터 Z까지 준비돼 있다”고 대답했다. 해수부는 이날 국정기획위원회에도 부산 이전 작업 상황을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중국 고전 서유기에 등장하는 부채 ‘파초선’ 얘기를 소개하며 공직사회의 책임의식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손오공이 등장하는 서유기를 다들 어릴 때 보셨을 텐데 여기에 파초선이라는 작은 부채를 든 마녀가 나온다”며 “이 부채를 한 번 부치면 천둥 번개가 치고, 두 번 부치면 태풍이 불고 폭풍우가 오고 세상이 뒤집힌다”고 언급했다. 이어 “아주 작은 부채로 세상은 엄청난 격변을 겪는데도 본인은 잘 모른다”면서 “권력이 그런 것 같다. 여러분이 하는 일, 작은 사인 하나가 여러분에게는 거의 의미가 없는 일일지 모르지만 누군가는 죽고 살거나 망하고 흥하고 더 쌓이면 나라가 흥하거나 망하는 일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가 어떤 태도로 어떻게 업무를 하느냐에 따라 정말 다른 결과가 만들어진다. 여러분의 책임과 역할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해 달라”며 “그런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주기를 다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7일 국가유공자 및 유족, 보훈단체장, 특별초청자 등 16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 행사는 ‘호국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며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영웅을 기리고 국가가 보답하겠다는 뜻을 다짐하는 자리”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최승욱 이동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