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의 ‘12일 전쟁’으로 닫혔던 중동의 하늘길이 다시 열렸다. 중동발 위기가 완화되자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카타르항공은 24일(현지시간) 0시20분쯤 엑스에서 “카타르 영공 폐쇄가 해제되면서 운항을 재개했다”며 “도하 하마드국제공항에 직원을 추가로 투입해 승객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3일 카타르에 있는 중동 최대 미군기지인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는 이란의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미사일은 대부분 요격됐고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바레인 등 이란 주변국들도 영공을 다시 열고 국적기 운항을 재개했다. 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에미리트항공은 성명에서 “철저하고 신중한 위험 평가를 거쳐 분쟁 지역과 거리를 둔 노선에서 운항을 계속한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국제공항도 엑스에서 “영공의 안전이 확인돼 항공편 운항을 정상화했다”고 안내했다.
스웨덴 항공기 추적 업체 ‘플라이트레이더24’의 실시간 운항 현황을 보면 이스라엘과 이란, 이라크 영공은 여전히 폐쇄된 상태다. 하지만 주변국으로 우회하는 중동 일대 항공기 수는 하루 전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다. AP통신은 이란이 카타르·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한 23일 하루에만 세계에서 705건의 항공편 결항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유가는 급락세로 전환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8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대비 7.2% 하락한 배럴당 68.51달러에 마감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소식을 알린 뒤에는 65달러 선이 붕괴됐다. 직전 거래일인 20일 종가의 73.84달러와 비교하면 12% 급락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발표 전에 마감된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도 중동 위기 완화 조짐을 미리 감지하고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10만5000달러 선을 탈환해 24시간 전 대비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