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국제 e스포츠 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이 28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개막한다.
MSI는 라이엇 게임즈가 연 3회 개최하는 국제 e스포츠 대회 중 2번째에 해당하는 대회다. 한국, 중국,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미주, 동남아 등 전 세계 5개 지역에서 2개 팀씩 대표로 총 10개 팀이 출전해 여름의 제왕을 가린다.
한국에서는 젠지와 T1이 3년 연속 대표로 나선다. 두 팀은 이달 중순 열린 대표 선발전 ‘로드 투 MSI’에서 각각 1시드와 2시드 자격을 얻어냈다.
젠지는 지난 13일 1시드 자격을 놓고 펼쳐진 한화생명과의 단판 대결에서 3대 2 역전승을 거뒀다. 두 판을 진 후에 내리 세 판을 이기는 뒷심을 발휘했다. 젠지의 주장 ‘룰러’ 박재혁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두 세트를 연달아 내줘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력을 보아하니 오늘은 지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T1도 지난 15일 2시드 결정전으로 내려온 한화생명을 이겨 2시드 자격을 확보했다. 그간 한화생명 상대로 7연패를 기록 중이었기에 이날 승리는 예상밖이었다. 김정균 감독은 “평소에도 지난 기록은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우리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상대방보다 더 잘한다고 생각했기에 승리를 자신했다”고 밝혔다.
두 팀은 이번 주 중 캐나다로 출국할 예정이다. 대회는 28일 개막하지만, 한국팀들은 이날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최종 예선전을 자동 통과해 내달 2일부터 시작하는 본선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본선은 두 번 지면 탈락이 확정되는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의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젠지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팀이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그러나 김정수 감독은 도전자의 자세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도 1년 만에 대회에 나서기는 마찬가지다. 요즘 중국팀들과 연습 경기를 해보면 정말 잘한다. 철저하게 준비해야만 연속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들의 가장 큰 적수로는 중국팀들이 꼽힌다. 중국 대표 애니원스 레전드에는 두 명의 한국인 선수, ‘타잔’ 이승용과 ‘카엘’ 김진홍이 속해있다. 한국팀 특유의 경기운영 능력과 중국팀만의 강점인 교전 능력이 적절하게 버무려진 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준우승팀이자 ‘중국 올스타’로 평가받는 비리비리 게이밍도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내달 13일 결승전을 마치면 팀들은 곧바로 무대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옮겨 2차전을 치른다. 사우디 국부펀드가 주도하는 e스포츠 대회 ‘e스포츠 월드컵(EWC)’에 나서기 때문. 올해로 2회 차를 맞는 이 대회는 수억원의 상금을 내걸고 MSI 참가 팀들을 모두 리야드로 초청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