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흘째 전국을 순회하며 당 개혁안에 대한 민심 청취에 주력하고 있다. 임기 만료를 일주일 앞둔 상황이지만 당내 여론전을 확대해 개혁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23일 강원도청에서 김진태 강원지사와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김 지사께서 전체적인 방향성 자체에 동의한다는 말씀을 주셨다”며 “특히 상향식 민주주의 (공천)에 대해 ‘민주주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을 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상태로는 출마하지 않겠다. 당 개혁 부분을 미루거나 (당이) 변화할 생각이 없다면 전대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임기 중 개혁을 관철하지 못한다면 다음 지도부가 권한대행 체제든, 새로운 비대위든 개혁의 동력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주말 제주·인천 지역을 잇달아 방문한 김 위원장은 이번 주 울산과 충청 지역을 돌며 민심을 청취할 계획이다. 원외로부터 개혁의 명분을 쌓아가며 자신이 내놓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5대 개혁안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김 위원장은 “최선의 방법은 남은 임기 중 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해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철하는 것”이라며 “차선으로는 의원 총의를 모아 개혁에 대한 지지를 얻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3주가 되도록 쇄신 방법론에 대한 의견 대립이 지속되면서 개혁 논의 자체가 표류하는 중이다. 초재선 의원 그룹과 친한(친한동훈)계는 김 위원장의 임기를 연장해 개혁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반면 중진이나 옛 친윤(친윤석열)계는 김 위원장이 의견 수렴 등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개혁을 추진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제안한 혁신위원회를 통해 개혁안을 논의하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정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