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확전 여파에도… 코스피 ‘3000P’ 지켰다

입력 2025-06-23 19:00

불안한 중동 정세에도 코스피가 3000선을 지켰다.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와 이재명정부 각료 인선에 따른 인공지능(AI) 정책 수혜 기대감으로 정보기술(IT) 업종 등이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24%(7.37포인트) 하락한 3014.47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이 지난 21일 이란의 핵시설을 직접 공습한 후 첫 거래일이어서 지수가 급락할 수 있다는 예측이 있었지만 낙폭이 크지 않았다.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약 1조3790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각각 3680억원, 9512억원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10종목 중 SK하이닉스(+0.97%) 네이버(+7.61%) 두산에너빌리티(+13.95%) KB금융(+1.03%)이 상승 마감했다. 특히 네이버는 지난 15일 이재명정부의 초대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 임명에 이어 이날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이사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되자 이날 종가 기준 시총 5위로 올라섰다. 지난 16일(20만9500원) 대비 38.42% 오른 29만원을 기록했다.

또 중동의 지정학적 이슈로 유가, 해상운임 상승이 예상되면서 한국석유(+16.87%) 대한해운(+3.53%) 등이 상승 마감했다. 스테이블코인 정책 기대감에 카카오페이(+15.58%)와 한국정보인증(+8.97%)도 연일 오름세다.

다만 원 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18.70원 오른 1384.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환율이 요동치던 지난 4월 초 이후 약 80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중동 리스크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자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그 결과 원·달러 환율이 출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4시11분 기준 전날보다 0.25% 오른 98.97달러를 기록 중이다. 다른 안전자산인 금값도 올랐다. 같은 시간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0.34% 오른 온스당 3355.35달러에 거래 중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이란의 보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며 “유가와 아시아 증시 등이 장 초반 큰 변동성을 보였지만 점진적으로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