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급등하자 뚝 떨어진 전세가율

입력 2025-06-24 00:28
경기도 성남시 청계산 매바위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구(아래)와 한강 이북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의 아파트 전세가율이 30%대로 떨어졌다. 전셋값은 큰 변화가 없는 데 비해, 아파트값은 올해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해제 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다. ‘한강 벨트’로까지 번진 집값 과열 양상에 서울 평균 전세가율도 45%대로 2017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벌어지면서 갭 투자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매매 우위 시장이 견고한 모습이다.

부동산R114가 23일 서울 25개 자치구 아파트 157만 가구(임대 제외)의 평균 가격을 표본 분석한 결과, 올해 5월 서울 서초구의 전세가율은 37.1%로 가장 낮았다. 송파와 강남이 각각 38.4%, 39.1%를 기록하며 강남 3구 모두 30%대로 내려왔다.


강남 3구 전세가율은 올해 들어 계속해서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1월 대비 강남구는 2.8% 포인트(41.91→39.10%) 떨어졌고 송파구는 2.7% 포인트(41.12→38.42%), 서초구는 2.4% 포인트 하락(39.52→37.10%)했다. 최근 강남 3구 아파트값이 급등한 영향이다. 강남 3구는 지난 2월 잠삼대청(송파구 잠실동·강남구 삼성동·대치동·청담동) 토허구역 해제 후 거래량 급증과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더해지는 등 아파트값이 크게 뛰었다. 지난 3월 24일 강남 3구 및 용산구에 토허구역 확대 재지정 후 주춤하던 집값은 금리 인하와 유동성 증가 기대감, 하반기부터 본격화하는 공급 부족 우려 등으로 다시 크게 들썩이고 있다.

서울 평균 전세가율은 45.2%로 2017년 1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 전세가율은 2017년 초 70%대였지만 이후 집값 상승기를 겪으며 2018년 5월 50%대까지 내려왔고 이후 40~50%대에서 오르내리는 중이다. 토허구역으로 함께 묶인 용산구는 전세가율이 40.9%로 네 번째로 낮았고 양천구(44.2%), 영등포구(45.6%), 강동구(46.3%), 성동구(46.4%) 등도 전셋값이 매맷값의 절반에 못 미쳤다. 가격 상승률이 비교적 낮은 금천구의 전세가율이 60.9%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성북구와 중랑구가 59.5%, 강북구(58.3%), 관악구(57.8%) 순이다.

서울의 전세가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셋째 주(16일 기준)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2.8로 전세수급지수 101.5보다 높았다. 수급지수는 0~200으로 표기되는데, 기준점(100)보다 높으면 수요자가 많고, 낮으면 공급자가 많다는 의미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