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슈가(본명 민윤기)가 세브란스병원에 50억원을 기부하고 병원과 함께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 치료와 사회적 자립을 지원하는 전문 치료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세브란스병원은 23일 서울 서대문구 병원 제중관 1층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청소년 치료를 위한 ‘민윤기 치료센터’ 착공식을 열었다. 센터에서는 언어, 심리, 행동치료 등 소아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슈가는 BTS 활동 중에도 나눔 활동과 함께 정신 건강, 심리·행동 문제, 특히 청소년 우울증에 관심을 기울였다. 소아정신과 분야 권위자인 세브란스병원 천근아 교수와 수차례 만나면서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에게는 생애주기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지만 기존의 단기적 치료 개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또 자폐스펙트럼장애 증상에 긍정적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치료를 지원할 수 있는 특화 치료센터 건립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 50억원의 기부 의사를 밝혔다. 연세의료원 전체를 통틀어 아티스트가 전한 기부금으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천 교수와 슈가는 치료센터 건립과 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한 사회성 훈련에 대해 논의했다. 슈가는 지난 3월부터 주말을 활용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을 만나며 ‘마인드(MIND)’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다. 이는 기존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에 음악적 콘텐츠 등을 접목한 것이다. 슈가는 아이들이 악기를 직접 연주할 수 있도록 가르치기도 했다. 슈가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의 치료 과정에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큰 감사이자 행복이었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