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교 총장과 교회 목회자로 지냈기 때문에 학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많이 제한받았다. 학자는 글로 말하는 사람인데 제대로 된 책 한 권이나 논문 한 편 쓰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총 10개 대학에서 강의할 기회를 얻었다.
이렇게 여러 곳에서 강의하고 원고를 쓴 것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일이 필요했는데, 마침 월간목회에서 ‘한국교회 설교자 연구’라는 주제로 연재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처음에는 1년간 쓰기로 계약한 것이 연장돼 3년을 연재하게 됐다. 이것은 2012년 두란노에서 ‘한국교회 설교자 33인에게 배우는 설교’라는 책으로 출판됐다. 또한 곽선희 목사의 은퇴를 기념하며 ‘곽선희 목사에게 배우는 설교’라는 책을 써서 두란노에서 출판했다. 이 두 책으로 나의 설교에 대한 모든 주장이 정리된 셈이다.
내가 지금까지 예배음악의 한국화를 강조한 이론과 주장을 정리할 기회도 주어졌다. 기독교서회 서진한 사장으로부터 3년간 월간지 기독교사상에 ‘한국교회 예배와 음악 다시 보기’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해 달라는 요청이 온 것이다. 이 연재된 논문들은 2019년에 ‘한국교회 예배와 음악 다시보기’라는 제목의 책으로 기독교서회가 발행했다. 이 밖에도 나는 가르치고 연구한 것을 정리해 출판하는 일을 계속했고 총 30권이 넘는 저서를 냈다.
총장으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학회나 총장들의 모임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님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각종 모임에서 회장으로 추대돼 활동했다. 2003년 10월에는 한국실천신학회 회장으로 선출됐고 2005년 10월, 국내 최대 신학 교수 모임인 한국기독교학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2010년 8월에는 대교협(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산하 한국신학대학총장협의회 회장, 신학대학총장 조찬기도회 회장, 2012년 3월에는 전국신학대학협의회(KAATS) 회장, 같은 해 한국복음주의신학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으로 선출돼 활동했다.
음악인들의 모임에도 참여하게 됐는데, 2018년부터 2년 동안 한국교회음악작곡가협회 이사장으로 추대됐다. 또한 2022년부터 현재까지 작곡가들 모임인 한국국민악회 회장으로서 매년 신작 발표회를 주관하고 있다. 같은 해 평론가 모임인 한국음악평론가협회의 공동이사장, 교회음악인 최대 단체인 한국교회음악협회의 명예이사로 추대됐다. 그밖에 오래전인 1997년부터 2008년까지 예장통합 총회 파송 재단법인 찬송가공회 음악전문위원으로 위촉돼 현행 찬송가 개편 작업에 참여했으며, 2012년부터 4년간 찬송가공회 이사로 활동했다.
나는 시인으로도 등단해 지금까지 4권의 시집을 출판했다. 2016년에는 광나루문인회 회장에 선출돼 2년간 활동했고, 시 분야에서 몇 개의 상을 받았다. 2013년 월간 창조문예 신인상, 2014년엔 제19회 ‘광나루 문학상’을 받았다. 또한 캘리그라피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5년 임정수 교수님을 만나 배우기 시작해 지금까지 인사동과 예술의 전당 등에서 20회 넘는 공동전시회를 열었다.
정리=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