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스윙 비디오 판독 들끓지만 “올해는 어렵다”

입력 2025-06-23 01:05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지난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25 KBO리그 경기에서 체크 스윙 판정을 두고 심판과 대화하고 있다. TVING 중계화면 캡처

프로야구의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 도입이 다시 한번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현장에선 단 하나의 판정으로 경기 흐름이 바뀌거나 승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이유로 판독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는 지난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25 KBO리그 경기에서 차정구 1루심과 언쟁을 벌였다. 이들은 주심을 사이에 두고 강하게 부딪혔다. 선수가 1루심과 벤치클리어링을 연상시킬 정도로 강하게 대치한 장면은 이례적이었다.

판정에 대한 불만이 충돌의 원인이었다. 강민호는 이 경기 8회 롯데 정훈의 체크 스윙 여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1루심은 방망이가 돌지 않은 것으로 봤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22일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으나 체크 스윙 판정도 계기가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크 스윙 판정은 꾸준히 도마에 오르고 있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달 31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루심의 체크 스윙 판정에 불만을 품고 항의하다가 퇴장당했다.

체크 스윙 판독 도입을 앞당겨야 한다는 사령탑들도 있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과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판정의 공정성을 높이려면 올 하반기라도 판독을 시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올 시즌 KBO는 퓨처스리그에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을 시범 도입했다. KBO에 따르면 올해 퓨처스리그에선 지난 21일까지 체크 스윙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 107번 진행됐고, 이 중 41차례 판정이 바뀌었다. 체크 스윙 관련 판정 번복률은 38.3%다. 올 시즌 1군 경기 전체 비디오 판독 번복률 30.1%(432건 중 130건)보다도 높다.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의 1군 경기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다만 현장의 바람처럼 곧바로 비디오 판독이 도입되는 것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KBO 관계자는 “모든 규정은 사무국 단독으로 추진할 수 없고 실행위원회에서 의견을 더 모아야 할 것 같다. 시즌 중 도입은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카메라 설치 방향 등 기술적인 차원에서의 접근도 필요하다. 경기 시간을 줄이는 추세에서 판독이 남발되면 시간이 늘어날 수도 있어 복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