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국내 최대 규모의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을 통해 4차 ‘퀀텀 점프’(대도약)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울산을 시작으로 전국에 AI 혁신 거점을 만들고, 계열사의 모든 경영 활동에 AI를 접목해 그룹의 AI 체질화를 위한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는 구상이다.
22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AI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이 달려 있다”며 “AI와 사업 모델이 밀접한 IT영역뿐 아니라 전기·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해 외연을 확장하자”고 당부했다.
1953년 섬유 산업으로 출발한 SK그룹은 1980년 석유화학, 1994년 이동통신, 2012년 반도체까지 그간 3차례의 퀀텀 점프를 이뤘다. 이제는 AI를 앞세워 네 번째 대도약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SK그룹은 최 회장 주도로 AI·반도체 집중 투자 계획을 밝혔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 아래 중복사업 재편 등으로 추가 성장 발판도 마련했다. 그 첫 번째 결실이 지난 20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공동 발표한 울산 AI 데이터센터 건립인 것이다.
SK그룹은 특히 글로벌 1위 클라우드 사업자인 AWS가 SK의 종합적인 AI 역량에 주목했다고 본다. 울산 AI 데이터센터에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기술이 적용되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구축 총괄 및 운영을 담당한다. SK가스와 SK멀티유틸리티 등 다른 계열사도 인프라와 전력, 시스템 마련에 힘을 보탠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에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것이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본격 서비스에 들어가면 7만8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와 함께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젝트도 활발해 질 것으로 SK는 기대하고 있다. SK그룹 측은 “울산 지역 산업 체질 개선을 통해 신성장 동력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국에 AI 혁신 거점을 확대해 한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