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의 K리그1 복귀를 노리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이를 악물었다. 윤정환 감독의 지휘하에 이기는 법을 터득한 듯 리그 선두를 굳히고 있다.
인천은 22일 기준 2025 K리그2에서 승점 44점(14승2무1패)을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 우승을 두고 다툴 것으로 예상했던 2위 수원 삼성과의 승점 격차는 두 자릿수로 벌어졌다. 인천은 전날 화성FC전에서 2대 0으로 완승하며 무패 행진 기록을 14경기로 늘렸다. 골잡이 무고사는 K리그 통산 100호 골을 터뜨렸다.
윤 감독은 “아직 먼 곳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보다 한 경기 한 경기 가져가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며 “자만하거나 안일함만 갖지 않는다면 결과를 계속 가져올 거라 본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적장도 인천의 경기력에 혀를 내둘렀다. 차두리 화성 감독은 “퀄리티 차이를 느꼈다. 리그에 몇 안 되는 공격수를 만났다”며 “(인천은) K리그2에 있을 팀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생존왕’이라 불리던 인천은 지난해 창단 첫 강등의 수모를 겪었다. 강등 확정 이후에도 구단을 재정비하는 데 애를 먹었다. 비상혁신위원회까지 가동했지만 감독 선임 과정 등에서 여러 잡음이 일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출항부터 삐걱거렸다.
하지만 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곧장 K리그1 복귀를 노리고 있다. 시즌 반환점을 돌지 않았는데도 가파르게 승점을 쌓고 있다. 지난해 K리그2 우승 후 승격한 FC안양의 최종 승점(63점)과 19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현 페이스를 유지하면 2022년 광주FC가 K리그2에서 달성한 역대 최다 승점(86점)을 넘어설 수도 있다.
인천은 강등 이후 무고사와 제르소, 이명주, 김도혁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지켜냈다. 여기에 바로우를 영입해 압도적인 외국인 공격진을 꾸렸다. 지난해 K리그1 감독상을 받았던 윤 감독의 합류로 전술 완성도까지 끌어올렸다. 인천은 올 시즌 전 경기에서 득점을 뽑아내며 리그 최다 34골을 넣고 있다. 실점은 리그 최소인 단 9점에 그치고 있다.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골키퍼 김동헌이 최근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다만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은 여전히 고민거리 중 하나다. 중원의 핵심인 이명주는 화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우측 내전근과 슬와근 통증을 호소해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바로우는 경기 중 무릎 부상으로 쓰러진 뒤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